박 구청장은 SNS 게시물 비공개·댓글 제한

박강수 마포구청장 페이스북 캡처

서울 마포구청장이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8일 저녁 SNS에 저녁식사를 즐기는 사진을 공개한 것과 관련, 마포구청이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마포구청 측은 이날 "박강수 구청장이 늦게까지 상황을 살피다 구청에서 가까운 거리의 식당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주변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SNS에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게시글을 종종 올려왔다"면서 "게시글을 올린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앞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8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가 내리는 월요일 저녁 업무를 끝내고 나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라며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박 구청장은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꼐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다.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라며 "꿀맛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속 박 구청장은 폭우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듯 손으로 '브이'(V)를 그리고 있다.

박 구청장은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9일 새벽 폭우로 땅꺼짐 현상이 일어난 현장을 방문한 사진들을 공개하는 등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그는 추가로 올린 게시물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고 법적대응 방침을 예고해 또 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박 구청장은 이 게시물에서 댓글을 통해 "어제는 악의적인 댓글에 혼란스러웠다"며 "날 밝으면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태도를 문제 삼는 누리꾼들에게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들에 답글을 달아 "늦게까지 일하고 너무 배고파서 퇴근길에 직원들과 만원짜리 김치찌개와 전을 먹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전을 먹어서 죄송하다"고 비꼬았다. 한 누리꾼에게는 "문재인을 존경하시는군요"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박 구청장은 9일 오전 9시 10분께 SNS에 빗물펌프장을 방문한 사진을 올리면서도 문제의 댓글들은 삭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 현재는 대부분의 게시물들이 비공개 처리된듯 조회할 수 없는 상태다. 남은 게시물 역시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제한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중부지방 폭우로 9일 오전 11시 40분 현재까지 8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