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결국 연착하나… 통영~거제 3차 입찰도 무산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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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컨소시엄 1곳만 신청
공사 입찰 참여자 미달로 무효
경남도, 입찰 방식 변경 협의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이 들어설 거제시 사등면 일원 전경. 성내마을 옆 하천을 따라 농경지와 임야 일대에 역사가 신설될 예정이다. 거제시 제공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이 들어설 거제시 사등면 일원 전경. 성내마을 옆 하천을 따라 농경지와 임야 일대에 역사가 신설될 예정이다. 거제시 제공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경남 통영~거제 구간(9공구) 공사 입찰(부산일보 8월 9일 자 11면 보도)이 또 무산됐다. 벌써 3번째다. 1,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참여사 미달로 자동 유찰됐다. 이제 조기 개통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경남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남부내륙철도 제9공구 건설공사’ 3차 입찰이 무효 처리됐다. 본 입찰에 앞서 16일까지 ‘사업수행능력평가(PQ)’ 접수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한화건설 컨소시엄 1곳만 신청서를 냈다. PQ는 유사실적,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격을 부여하는 절차다.

9공구 입찰은 대형 건설사에 설계, 시공 등 공사 전체를 맡기는 ‘기술형 입찰’(일명 턴키)이어서 입찰에 참여하려면 PQ를 통과해야 한다. 최소 2개 이상의 건설사나 컨소시엄이 PQ 신청서를 제출해야 본 입찰 일정이 진행된다.

관련 업계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9공구는 고성군 고성읍에서 통영시 도산·광도·용남면을 거쳐 거제시 둔덕면과 사등면 거제역사 직전을 잇는 24.52km 구간이다. 터널(총 20.64km)·교량(총 1.8km)이 포함된 철도 본선에다 역사(1598.40㎡), 승강장·홈대합실(2939.55㎡) 신설 공사까지 책임져야 한다. 특히 ‘제8호 국가중요어업유산(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이 있는 견내량(통영 연기마을~거제 학산마을 사이) 바다 472m는 해저터널 시공이다.

가뜩이나 난도가 높은 공사에 기술형 입찰까지 도입하면서 문턱이 더 높아졌다. 이 정도 규모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대형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현재 수도권 GTX-B 재정 구간 4개 공구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3개 공구에 집중하고 있다.

철도공단은 최초 4654억 3500만 원이던 공사예정금액을 5234억 3900만 원으로 12.46% 증액하며 참여를 독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해저터널 등 리스크를 감안할 때 충분하진 않다”면서 “기술 인력도 제한적이라, 복수의 대형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어렵다”고 꼬집었다.

지역사회가 바라 온 조기 개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애초 철도공단은 2023년 착공,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잡았었다. 하지만 9공구 입찰이 연거푸 불발되면서 종착역이 포함된 10공구 발주도 덩달아 미뤄지게 됐다. 이 구간도 기술형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경남도는 지연된 공기 단축을 위해 국토교통부, 철도공단과 적극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입찰 방식을 기술형에서 기타공사로 전환해 참여 폭을 넓히고, 시공 구간을 세분화해 설계·시공 기간을 단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현재 설계 착수된 2공구(김천~성주)에 11.8km의 최장터널이 있어 공사 기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9공구 일정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면서 “관계 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해 유찰로 인한 부작용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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