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할아버지’ 빈소에 울려 퍼진 ‘롯데 응원가’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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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마허 전 교수 장례식장서
김중희 씨 등 팬 8명 공동 상주
유지 받들어 롯데 응원 분위기로

17일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 장례식장에 마련된 캐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의 빈소에는 롯데 동료 팬들이 마련한 유니폼과 응원도구 등이 걸렸다. 17일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 장례식장에 마련된 캐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의 빈소에는 롯데 동료 팬들이 마련한 유니폼과 응원도구 등이 걸렸다.

생전 롯데 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염원했던 ‘사직 할아버지’ 캐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가 동료 롯데 팬들의 배웅 속에 잠들었다. 고인의 국내 생활을 도우며 추억을 쌓은 롯데 팬들은 공동 상주로 이름을 올리며 마허 전 교수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17일 오후 마허 전 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 장례식장 2층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응원가가 들렸다. 빈소 입구에는 ‘최강 롯데’라고 적힌 깃발이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벽 한쪽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가 가득 들어찼다.


고인의 영정 사진 주변에는 평소 마허 전 교수가 롯데 경기를 지켜보며 입었던 선수 유니폼 20여 벌이 나란히 내걸렸다. 그가 평소 쓰던 롯데 모자와 응원도구, 선수들을 찍기 위해 사용했던 카메라도 제단에 놓였다. 빈소에는 롯데 팬과 야구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앞서 마허 전 교수는 16일 오후 3시께 동아대병원 코로나19 전담 병동에서 별세했다. 그는 한국 생활을 도왔던 김중희(42) 씨 등 국내 지인들이 CCTV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했다.


상주를 자청한 롯데 팬들은 고인의 염원에 따라 롯데 승리를 응원하는 파이팅을 외쳤다. 상주를 자청한 롯데 팬들은 고인의 염원에 따라 롯데 승리를 응원하는 파이팅을 외쳤다.

김씨를 비롯해 롯데 팬 8명은 마허 전 교수의 공동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상주들은 고인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이 슬프지 않고 롯데를 응원하는 분위기로 채워졌으면 한다는 말을 반영해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롯데 야구와 롯데 선수들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팬이셨기 때문에 고인의 유지를 떠올리며 교수님이 즐겨 들었던 롯데 응원가를 틀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주들은 고인에게 절을 올린 뒤, 평소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염원했던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롯데 파이팅”을 외치며 눈물을 떨궜다.

상주들은 또 고인이 별세 전 밝혔던 뜻에 따라 장례 부의금 전액을 부산 유소년 야구 발전기금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빈소를 찾은 롯데 팬들은 마허 전 교수의 별세를 애도했다. 롯데 팬 김민성(23) 씨는 “롯데 야구를 너무도 사랑했던 분이었다”며 “마허 교수님과 진심으로 사랑하는 롯데 야구를 지켜볼 수 있었던 추억이 너무나도 소중하다”고 슬픔을 드러냈다.


빈소 입구에는 ‘최강 롯데’라고 쓰인 깃발과 유니폼이 배치됐다. 빈소 입구에는 ‘최강 롯데’라고 쓰인 깃발과 유니폼이 배치됐다.

롯데 선수들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빈소 방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 이대호와 NC 손아섭 등은 조화를 보내 마허 전 교수를 추모했다.

마허 전 교수가 사랑했던 롯데 선수 중 한 명인 투수 박세웅도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박세웅은 “롯데를 정말 사랑했던 분인 만큼 별세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매우 아팠다”며 “더 아프지 마시고 하늘에서 즐겁게 롯데 야구를 보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우리는 롯데 야구를 가장 사랑했던 소중한 팬 한 명을 안타깝게 잃었다”며 “롯데 야구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꼈던 팬으로 마허 전 교수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고 명복을 빌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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