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첫 세대를 위한 주거환경 디자인 즐겨요”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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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해비타트 원’
미래 사람·동물의 삶 개선 ‘쉘터’ 다뤄
광합성 녹조류 ‘알게’ 사용 인공 나무
전시장 내부 공기 정화 효과도 체험
이동하는 모듈형 로봇 유닛 ‘에어리’
필요한 장소·필요한 크기 쉼터 조성
미래 ‘제너레이션 원’ 위한 변화 고민

이동형 공공공간 쉼터를 구현한 '에어 오브 블룸'. 오른쪽 창가 쪽에는 녹조류 알게가 광합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포토신세티카 워크'가 전시되어 있다. 오금아 기자 이동형 공공공간 쉼터를 구현한 '에어 오브 블룸'. 오른쪽 창가 쪽에는 녹조류 알게가 광합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포토신세티카 워크'가 전시되어 있다. 오금아 기자

도시에서 인공 나무가 신선한 산소를 만들어내고, 필요한 곳으로 구조물이 날아와 쉼터를 만들어준다. 탄소중립 시대 새로운 주거 형태를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리는 ‘해비타트 원(Habitat One)’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해비타트 원’은 현대자동차가 만든 디자인 전시·체험 공간인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의 네 번째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쉘터(Shelter)’를 다룬다. 여기서 쉘터는 창의적이며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누리는 터전인 동시에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환경을 뜻한다. 현대차는 탄소중립 시대를 살아갈 첫 미래세대를 ‘제너레이션 원’이라 부른다. 전시는 제너레이션 원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주거 해법을 제시한다.

에콜로직 스튜디오 '트리 원'. 오금아 기자 에콜로직 스튜디오 '트리 원'. 오금아 기자

전시는 에콜로직스튜디오의 거대한 인공 나무 ‘트리 원’으로 시작한다. 에콜로직스튜디오는 클라우디아 파스케로와 마르코 폴레토가 2005년 영국 런던에서 만든 바이오테크놀로지에 특화된 건축과 디자인 혁신 스튜디오이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트리 원’은 하반부에서 상단부로 올수록 초록과 갈색이 점점 옅어진다. 부산시 대기오염 지수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뿌리 쪽은 오염도가 심각했던 과거를, 위쪽 잎은 탄소중립으로 공기의 질이 향상되어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나무줄기에 위치한 실린더 안에는 광합성을 하는 녹조류 ‘알게’가 들어있다. 실린더 안에서 배양되는 알게는 실제 나무처럼 전시장의 공기를 정화한다.

에콜로직 스튜디오의 '호루투스 XL 아스타잔틴.g'(오른쪽)과 이 작품을 야외에서 대형으로 제작했을 때의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오금아 기자 에콜로직 스튜디오의 '호루투스 XL 아스타잔틴.g'(오른쪽)과 이 작품을 야외에서 대형으로 제작했을 때의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오금아 기자

다음 작품은 빌딩 숲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바닷속 산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구조물에 젤리화한 알게를 주사기로 집어넣었다. 구조물은 옥수수 전분을 사용한 PLA로 만들었다. 전시장에 들어오는 햇빛의 양을 계산해서 구조물의 각 부분에 채워넣은 알게의 양이 다르다. 이 작품을 야외에서 대형으로 설치해 내부에 사람이나 동물이 살 수 있도록 한 해외 순회전시 이미지도 같이 감상할 수 있다.

‘포토신세티카 워크’는 알게를 배양하는 대형 실린더가 전시장 창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 작품이다. ‘광합성 기술’과 ‘산책로’ 두 단어를 결합한 것으로, 실린더 1개는 나무 한 그루의 공기정화 능력을 가진다. 전시장 공기를 정화하고 햇빛을 차단하며 실내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바래 '에어오프 블룸'.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제공 바래 '에어오프 블룸'.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제공

전진홍·최윤희가 설립한 건축 스튜디오 바래는 ‘에어 오브 블룸’과 ‘인해비팅 에어’를 전시한다. 필요한 때 필요한 장소로 찾아가는,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쉘터 디자인을 보여준다.

‘에어 오브 블룸’은 미래 도심 속 공공공간을 위한 ‘이동하는 쉘터’이다. 모듈형 로봇 유닛 ‘에어리’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에어리는 낮에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 에너지를 축적한다. 이렇게 모인 에너지는 상부 조명을 작동하는 데 사용된다. 스마트폰 충전 기능도 제공한다. 에어리는 가까이 접근하는 사람의 숫자를 파악해 필요한 만큼의 벤치나 휴식 장소를 만든다.

모듈형 로봇 유닛 '에어리'로 만들어진 '인해비팅 에어' 내부에서 전시장을 바라본 모습. 쉘터 내부가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 오금아 기자 모듈형 로봇 유닛 '에어리'로 만들어진 '인해비팅 에어' 내부에서 전시장을 바라본 모습. 쉘터 내부가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 오금아 기자
바래 '인해비팅 에어'. 오금아 기자 바래 '인해비팅 에어'. 오금아 기자

‘인해비팅 에어’는 드론처럼 날 수 있는 에어리 모듈로 구성된다. 땅에 쌓아 올리는 일반적 건축 방식과 달리 공중에서 결합해 땅에 설치되는 형태로 지형이 험악한 곳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내부에 머물 사람이나 동물의 숫자에 따라 크기 변형도 자유롭다. 로봇 유닛 에어리는 태양 전지 패널로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한다. ‘인해비팅 에어’ 내부가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 에어리에 수축하고 팽창하는 공기 보호막이 달려 있어 쉘터 내부의 보온, 환기 효과도 가진다.

3층에는 ‘제너레이션 원을 기다리며’가 전시된다. 인간뿐 아니라 동물의 제너레이션 원까지 생각하는 현대차의 탄소중립 캠페인을 소개한다. 탄소중립 시대를 살게 될 첫 번째 세대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고, 친환경적 삶에 대한 디자인적 상상과 실현을 관찰할 수 있다. ‘해비타트 원’ 전시는 2023년 1월 8일까지 이어진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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