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BTS, 대체복무제 적용을”… 대통령실 “진지하게 검토” (종합)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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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하려면
군 복무 문제 해결 필수라고 판단
부산 절박함 강조하며 ‘공식 건의’
예술요원 적용 대통령 시행령 위임
대통령실 “관련부처 입장 확인 중”

박형준 부산시장이 방탄소년단(BTS) 대체복무제 적용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BTS에게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장을 수여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방탄소년단(BTS) 대체복무제 적용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BTS에게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장을 수여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방탄소년단(BTS)의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대통령실에 건의했다. 대통령실도 이 같은 박 시장 제안에 국방부와 병무청의 방침과 입장을 확인하는 등 BTS에 대한 대체복무제도 적용이 가능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 글로벌 홍보대사로 위촉된 BTS가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치려면 BTS의 군 복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판단, 박 시장이 엑스포 개최 도시 시장으로서 고심 끝에 대통령에게 BTS의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직접 건의했다고 18일 밝혔다. 건의서는 이달 초 대통령실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무엇보다 박 시장이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번 건의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 시장이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국가적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적 활동으로 엑스포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 시장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대한민국이 가진 자원을 총동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글로벌 홍보대사로 위촉된 BTS가 적극적으로 뛰게 된다면 상상 이상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BTS에 대한 대체복무제도 적용은 대통령에 의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도는 국위를 선양한 예술, 체육 특기자를 문화체육부 장관이 추천하되, 그 대상은 대통령 시행령에 위임돼 있다. 대통령 시행령에는 국제·국내 콩쿠르 입상자, 올림픽 3위, 아시안게임 1위 성적을 올린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대중예술 특기자는 제외돼 있다.

역대 정부에서 예외적으로 예술 체육인들에게 대체복무제도를 적용한 경우도 적지 않다. 1994년에 이창호와 바둑 대표들이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받았고 월드컵 때는 16강에 진출했다는 이유로 대체복무제도 대상이 아님에도 특전을 받기도 했다. 월드클래식야구에서 3위를 기록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예외적으로 적용된 경우도 있었다.

실제 그동안 클래식 음악의 경우에는 609명이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받은 바 있으나 대중 예술인들은 원천적으로 제외하고 있어 법령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또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법률도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박 시장은 건의서에서 “이미 예술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넘어 융합의 시대로 가고 있고, 대중예술도 아티스트로서 당당히 인정받는 시대”라며 “프로 체육인은 되고, 프로 대중예술인은 안 된다는 논리도 성립할 수 없고,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도도 적용의 도덕적 기준은 국위 선양과 국가에 대한 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드는 일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을 위한 충심으로 그리고 부산 미래를 위한 진심으로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열망하는 부산 시민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박 시장의 건의서를 전달받은 뒤 국민권익위원회를 거쳐 국방부 등에 대체복무제도 적용이 가능할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지속적으로 2030엑스포 유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유치 성공을 위해 모든 국가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부산시가 공식 제안해 온 만큼 BTS의 대체복무적용 여부는 진지하게 검토해 볼 문제라고 보고 국방부와 병무청 등 관련부처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군 복무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서 “BTS에게 군 면제라는 특혜를 주자는 의미가 아니며 만약 BTS가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받는다면 BTS 멤버들은 군 복무 못지 않은 국가적 책임감을 부여받게 될 것이고, 그들만이 해낼 수 있는 역량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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