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주자, 이준석 공격 비겁해
권성동 비대위 참여는 코미디”

국민의힘 조경태 부산시당위원장이 18일 부산의 식수원인 경남 양산 물금취수장에서 관계자에게 녹조 대응 방안 등을 묻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국민의힘 부산 중진인 조경태(사하을) 의원이 여권 내부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쇄신 필요성, 여권 내분과 관련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책임론 등 당내 다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들을 거침없이 지적해 이목을 끌고 있다. 차기 당권 도전자로 새롭게 떠오른 조 의원이 비윤(비윤석열)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의원은 지난 17일 저녁 CBS 라디오에 출연,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이 전 대표는)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던 분”이라며 “대부분의 당권 주자들이 하나같이 ‘이준석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는데 좀 비겁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 이후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을 정조준하고 나선 데 대해 당내 다수가 ‘선을 넘었다’고 비판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언급이다. 그러나 조 의원은 앞서 이 전 대표가 성상납 무마 의혹으로 중징계를 받자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양 진영 모두와 ‘등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조 의원은 특히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재신임을 받고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데 대해서는 “비대위로 가게 된 원인 제공을 했던 분이 비대위로 들어갔다.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 때 캐치프레이즈로 썼던 게 공정과 상식”이라며 “그런데도 (의총에 참석한)분들이 (재신임을)통과시켰다는 게 과연 상식에 맞는 모습인지, 저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의원은 얼마 전 국정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쿠데타 발언’과 음주 비판 전력으로 비판 받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의 경질을 여당 현역 중에 처음으로 제기했고, 최근 인터뷰에서는 당 내홍 사태의 책임론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김제동’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 답하기도 했다. 조 의원이 말한 김제동은 김건희 여사와 장제원·권성동 의원을 말하는 것으로, 비록 인용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윤 대통령의 최측근 세 사람을 정면으로 지목해 파장이 컸다.

　조 의원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 후보군에 새롭게 포함됐다. 여권 내에서는 조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 후보군 중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 당권주자들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의원은 18일 <부산일보>와 통화에서 “많은 분들의 당권 도전 권유를 받고 있다”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윤핵관과 친이준석계가 싸우는 데 대해 많은 당원들이 염증을 느낀다. 차기 당 대표는 변화와 쇄신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