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연의 주거안정] 상승론과 하락론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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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부동산팀장

요즘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의 냉기로 스산하다. ‘불장’의 뜨거움에 아우성을 지르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시장 동향에 촉각을 세우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부동산 하락세의 끝을 점친다. 상승론과 하락론이 다시 격렬하게 맞붙고 있다.

일명 상승론자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해도 계속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연이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의 여파로 부동산 하락이 뚜렷해지자 이들은 내년까지 하락이 이어진 후 이후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하락장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주된 근거는 금리이다. 이들은 미국의 연이은 금리인상 조치가 머지않아 멈출 것이라고 전망을 한다.

역대급 불장으로 불리는 지난 집값 상승은 코로나19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이 풀린 것이 주요한 요인이다. 그 때 풀린 돈을 거두기 위해 미국과 한국 등 각국은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기업의 활동을 위축 시킨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마냥 금리를 올릴 수 없다.

내년 후 반등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 점에 주목한다. 정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바뀌면 대출 부담이 줄고, 다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아파트 미분양이 비교적 심각하지 않다는 것도 이유로 든다. 역대 전국 아파트 미분양 최고치는 16만 6500호(2009년 3월)정도인데, 2월 기준 미분양은 2만 5000세대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이번 하락장이 내년을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장기 침체를 예견하는 주요 근거는 공급 대비 수요 부족이다.

정부는 얼마 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270만 호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실수요자들이 값비싼 집을 사느니 공급을 기다리며 임대 수요로 돌아서면서 실수요가 줄어들고, 결국 집값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속도도 수요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오른 집값을 감당할 만큼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물가는 높지만, 경제 성장은 정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승론자들은 ‘줍줍의 기회’가 곧 온다며 미리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락론자들은 앞으로 집으로 돈 벌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어떤 이야기에 솔깃한가? 누구 말이 맞는지는 내년 하반기 즈음에 판가름 날 것이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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