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폭염에 가뭄, 급기야 폭우까지… 유럽 ‘기후변화 재앙’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루아르강 지류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메말라 있다. EPA연합뉴스
17일 폭우 속 영국의 런던브리지를 걷는 시민. 로이터연합뉴스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던 유럽에 폭우가 내리면서 교통 마비 사태 등이 빚어졌다.
1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 전날 오후부터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파리 지하철역, 마르세유 항구, 법원 건물 등 곳곳이 침수됐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남부 지역에는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4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파리 지하철·마르세유 항구 침수
런던 시간당 100㎜ 폭우 교통 대란
독일·이탈리아는 강 바닥 드러내
40도가 넘나드는 역대급 폭염과 가뭄으로 굳어진 땅이 빗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침수 사태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폭풍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짧은 사이에 8cm에 달하는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에서도 이날 모처럼 많은 비가 쏟아졌다. 빅토리아역에는 한때 발목까지 빗물이 차올랐지만 다행히 지하철 운행에는 차질이 없었다. 그러나 영국 기상청은 폭우로 인한 교통 통제나 정전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환경청은 일부 지역에 최대 100mm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홍수 경계 18건을 발령했다.
오랜만의 비로 프랑스 지롱드주에서는 산불 진압이 수월해지는 등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가뭄 등의 사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날 폭우에도 “영국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가뭄 상태”라고 밝혔다. 런던과 잉글랜드 남부를 관할하는 수도 업체 템스 워터는 24일부터 야외에서 호수로 물을 주지 못하게 하는 규제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템스 워터는 저수지 수위가 평상시와 비교해 너무 낮아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환경청 산하 가뭄대응전담기구인 NDG는 지난주 잉글랜드 8개 지역에 가뭄을 공식 선언했다. 현재 독일 라인강, 이탈리아 포강, 프랑스 루아르강 등은 수위가 낮아져 바닥이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물동량이 주는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AP통신은 “많은 유럽 국가가 극단적인 날씨를 경험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과학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인간이 만들어 낸 기후 변화와 연결 짓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