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고인돌 훼손 혐의 김해시 고발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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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기념물)가 이미 수개월 전에 중장비를 동원해 바닥의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걷어낸 정황이 확인됐다. 1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지난 4월 당시 구산동 지석묘 부근 사진을 보면 김해시가 추진하는 정비 공사 과정에서 묘역에 있던 박석을 이미 모두 걷어낸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날 촬영된 김해 구산동 지석묘 부지 모습.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기념물)가 이미 수개월 전에 중장비를 동원해 바닥의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걷어낸 정황이 확인됐다. 1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지난 4월 당시 구산동 지석묘 부근 사진을 보면 김해시가 추진하는 정비 공사 과정에서 묘역에 있던 박석을 이미 모두 걷어낸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날 촬영된 김해 구산동 지석묘 부지 모습.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을 정비·복원하는 과정에서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경남 김해시(부산일보 8월 8일 자 11면 보도)가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문화재청은 사건이 불거진 뒤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훼손한 김해시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8일 관할 경찰서에 고발 조치를 단행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문화재 정비사업 과정에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훼손해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김해시를 고발하는 전자문서를 김해중부경찰서에 제출했다. 문화재청은 “고인돌을 훼손한 유적 정비사업 시행 주체인 김해시장을 피고발인으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김해중부경찰서는 조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했다. 경찰은 먼저 고발인인 문화재청 관계자를 조사한 뒤, 김해시 업무담당자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홍태용 시장에 대해서는 조사 마무리 단계에서 필요성이 판단되면 소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조사할 내용은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의 정비·복원공사 과정에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31조 2항의 위반 여부다.

이 조항은 ‘허가 또는 변경허가 없이 매장문화재를 발굴한 자, 이미 확인됐거나 발굴 중인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자, 매장문화재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김해시 대표자인 시장의 형사 책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 훼손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 11일 홍태용 김해시장은 “절차에 관심을 덜 가졌고, 일부 무지했다”며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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