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비대위’에서 배제된 PK 인사… 지역 현안도 밀리나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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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 30% 불구 주요 당직 전멸
주 위원장, 가덕신공항 반대 앞장
차기 당권·최고위도 전망 불투명
엑스포·신공항 등 순항에 걸림돌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에 PK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은 데 이어 주요 당직에서도 배제된 것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부울경 주요 현안과 관련해 여당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지역 인사들이 요직에 배치되지 못하면서 사업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첫 비대위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당 사무총장에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 수석대변인에 박정하(강원 원주갑)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사무총장은 재직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직부총장을 역임한 김 의원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 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강원 강릉) 원내대표,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정책위의장,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전주혜(비례) 의원, 18·20대 국회 서울 강북갑 지역구 의원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 6·1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나섰던 주기환 전 대검 수사관, 최재민 강원도의원, 이소희 세종시의원 등 비대위원 9명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주호영 비대위와 당직 인선을 보면 PK를 제외한 전국 권역별 인사가 골고루 포함됐다. 대구·경북(TK)은 주 위원장과 김 사무총장 2명, 강원은 권 원내대표와 박 수석대변인, 최재민 비대위원 등 3명, 충청은 성 정책위의장, 엄태영·이소희 비대위원, 수도권은 정양석·전주헤(서울 출마 거론) 비대위원 등이다.

국민의힘을 이끄는 주 위원장은 2021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신공항 건설이)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하는 악선례를 남기는 것”(2021년 1월 22일 백브리핑), “아무리 선거가 급하더라도, 공항이 필요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게 좋다”(2021년 2월 19일 원내대책회의) 등 노골적으로 부울경 숙원 사업인 가덕신공항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밝힌 인물이다.

이에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금은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이를 위한 핵심 사업인 가덕신공항 조기 완공과 관련, 여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지만 이 같은 당요직에서의 ‘PK 소외’는 지역 현안 추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단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의원을 전부 합치면 33명으로 전체 국민의힘 의석 115석 가운데 약 3분의 1에 달하지만 존재감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지역민들의 국민의힘 지지가 무색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비대위 후 출범할 차기 지도부에서도 부울경 인사들이 과연 존재감을 보일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부진하다.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5~1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 의원은 3.9%로 집계됐다. 유승민 전 의원이 19.0%로 1위, 이준석 전 대표 13.9%, 안철수 의원 13.7%, 나경원 전 의원 12.3% 순이다.

또한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꼽히는 초·재선 의원들 중에서도 아직 출마 의사를 내비친 이가 없으며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도 없어 추후 여권에서 PK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다소 암울한 관측까지 나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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