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주도, 창업자 목소리 적극 반영된 정책 절실하다”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2] 창업도시로 가는 길
성희엽 “사람·자본, 수도권 집중 큰 문제”
최성진 “부산, 외국인 창업 규제 완화 필요”
성희엽(왼쪽) 부산창업청 추진단장과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대표가 토론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2’ 세 번째 세션 ‘창업도시로 가는 길’에서는 주제발표를 맡은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의원총회 등 당내 긴급한 문제로 불참하면서 패널들의 주제 토론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세션 토론에는 성희엽 부산창업청 추진단장과 최성진 (사)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가 나와 부산이 창업도시로 가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가 주도하는, 또한 창업자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정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 단장은 “부산에서도 수도권만큼은 아니더라도 초기 단계의 우수한 스타트업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하나같이 ‘수도권으로 옮겨야 하느냐’를 고민한다. 결국 돈의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부산에선 2차 성장을 위한 투자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최 대표 역시 “사실 규제는 수도권이 더 심하다.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수도권에서 활동한다”며 그 이유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요소가 사람·자본·기술·시장인데, 사람과 자본의 9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고 동의했다. 성 단장은 “부산에선 돈이 없어 고민인데, 중앙정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사람과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물론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최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창업 투자 활동을 하려면 비자 등 제약 사항이 너무 많다”며 “프랑스에서는 외국인 창업 투자자들에 대한 국내 체류가 훨씬 자유롭고 이러한 것들이 창업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부산이 외국인 창업 투자에 대한 규제를 면할 수 있는 시범도시가 된다면 국내 타 지역에는 없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며 “부산은 이미 국제적인 관광도시인만큼 여러 매력들이 겹쳐 많은 해외 인재들과 자본이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부산 블록체인특구를 비롯한 전국의 규제자유특구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최 대표는 그 예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만드려는 A사의 사례를 들었다. 전기차는 제주, 배터리는 전북, 블록체인은 부산에 특구가 있다. A사는 전기차 특구인 제주에 가서 실증사업을 제안했지만, 정작 제주에선 ‘배터리 사업은 경북이라 우리가 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였다. 최 대표는 “다양한 기술의 융복합 시대에 특정 기술별로 지역별 나눠주기식으로 지정한 특구가 오히려 스타트업의 다양한 상상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