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른 돌 맞은 동서대, 구성원·시민·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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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국 동서대 총장

9월 6일 3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
1992년 400명서 출발 졸업생 5만 명
‘영화감독형 교수 시스템’ 내년 도입

동서대 장제국 총장. 정대현 기자 jhyun@ 동서대 장제국 총장. 정대현 기자 jhyun@

“학생, 교수, 직원, 환경미화원 분들까지 모든 구성원이 합심한 덕분입니다.”

부산지역 막내 4년제 대학인 동서대가 올해로 개교 3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30일 총장실에서 만난 장제국 총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장 총장은 “1992년 정원 400명으로 출발한 동서대가 지금은 누계 졸업생이 5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며 “저희 대학을 믿고 자녀를 보내주신 학부모님, 자식처럼 학생들을 가르치신 교수님, 꿈을 위해 노력한 졸업생, 그리고 늘 응원해주시는 지역 주민들 덕분에 신명문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서대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개교 30주년 슬로건도 ‘덕분입니다’로 정했다. 1일부터 시작되는 30주년 기념행사 주간을 앞두고 대학 주변과 캠퍼스 곳곳엔 ‘덕분입니다’ 문구가 적힌 깃발과 현수막이 내걸렸다.

2011년 취임한 장 총장에겐 30주년의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개교 20주년은 총장 첫해를 갓 지나고 맞이했지만, 이번 30주년은 재임 기간 10년을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해 감회가 다르다”며 “그동안 동서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교육자로서 굉장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서대는 다양한 30주년 행사를 마련했다. 1일 감사예배를 시작으로 동서대 학생들 수상작 상영회(1~3일·센텀캠퍼스 소향뮤지컬시어터), 대학축제(2일·운동장), UN 지속가능발전목표 실천을 위한 SDGs센터 개소(5일·뉴밀레니엄관 2층), 단과대별 학술행사와 국제학술대회가 이어진다.

6일 오전 명예의전당 제막식과 ‘미디어 아트 갤러리’ 오픈에 이어 오후엔 개교 30주년 기념식(소향아트홀)을 겸한 ‘비전선포식’이 예정돼 있다. 장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대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달라졌다”며 “앞으로의 30년을 바라보는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0주년을 맞아 동서대는 어느 대학에서도 시도한 적 없는 역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영화감독형 교수 시스템’이다. 영화감독이 시나리오·배우·촬영·조명 등 영화 제작 전반을 총괄하고 영화가 완성되면 해산하듯 전임교수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과목을 설계하고 필요한 교원과 현장 전문가를 섭외해 한 학기 동안 팀 티칭을 하는 방식이다. 장 총장은 “기업들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대학은 조직이 고정화돼 있다”며 “자유롭게 옮겨다니는 유목민처럼 노마드적인 교육체계를 도입해 사회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동서대는 내년 3월께 공대에서 이 시스템을 시범운영한 뒤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장 총장은 ‘에브리웨어(Everywhere)’ 교육플랫폼을 조성해 ‘경험학습’과 ‘국제화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 세계가 학습의 장이란 개념을 도입해 ‘겔스(GELS·Global Experiential Learning Sites)’를 1000곳 이상 개발하고,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을 해외 현지에 파견하겠다는 구상이다. 장 총장은 “예컨대 학생 스스로 ‘동물 멸종’을 주제로 수업을 설계해 공부한 뒤 한 달간 사하라 사막에서 현지 조사를 하는 식”이라며 “학생 주도로 맞춤형 국제화를 실험하면서, 도전 정신과 새로운 발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동서대는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AAU(Asian Alliance University) 제도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학생들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온라인대학에 접속해 수업을 들은 뒤 3~4학년은 동서대에서 공부하는 체계로, 세계 최초 시도다.

장 총장은 이들 역점 사업을 바탕으로 영화영상·디자인·디지털콘텐츠·IT 등 동서대 특성화 분야의 ‘명품화’를 추진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와 맞물려 ‘아시아 넘버 1’이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서대는 2011년 한중합작대학(우한시) 설립과 교육 프로그램 리투아니아·인도네시아·베트남 수출, 올해 상하이 상해공정기술대학과의 기구합작대학 설립 인가 등 장 총장 취임 이후 ‘국내 최초’ 타이틀의 굵직한 성과를 여럿 내왔다.

장 총장은 “타 대학과 차별화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대학으로서 특성화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학생·시민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 정대현 기자 jhyun@ 동서대 장제국 총장. 정대현 기자 jhyun@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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