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낙동강 벨트’ 당협위원장 인선 왜 미뤄지나 했더니…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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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혼선에 인선 기구 부재
북강서갑·김해갑 등 3곳 장기 공석

국민의힘 부산시당 국민의힘 부산시당

‘낙동강 벨트’ 3곳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자 보수진영 내부에서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조직위원장 신청자를 포함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험지 중의 험지인데 이렇게 방치해도 되느냐”고 불만을 쏟아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울산·경남(PK) 40개 당협 중 부산 북강서갑과 경남 김해갑과 양산을 등 3곳은 여전히 위원장 공석 상태이다. 북강서갑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위원장을 내놨고, 김해갑과 양산을은 각각 홍태용(김해) 나동연(양산) 시장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올 5월 9일 북강서갑 조직위원장을 공모한 뒤 4개월 가까이 후임자를 선정하지 않고 있고, 김해갑과 양산을 당협위원장도 3개월째 공석이다. 북강서갑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김영성 박진수 손상용 조성호(가나다순) 씨 등 4명, 김해갑에는 권태윤 권통일 박동진 박영진 엄정 장성동 씨 등 6명, 양산을에는 김효훈 박인 신흥식 윤종운 이상정 씨 등 5명이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6일 현재 국민의힘에는 조직위원장 인선작업을 진행할 기구가 없다. 한기호 전 사무총장이 지난달 8일 사퇴한뒤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사실상 해산된 상태이고, 7일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로 임명된다고 해도 언제 조강특위가 구성될 지 알 수 없다. 일각에선 “여권 핵심부가 낙동강 벨트 3곳을 포함해 공석인 전국 47개 당협 위원장을 친윤(친윤석열)계 신인으로 전원 포진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원장 인선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 여권의 모 인사는 최근 “PK 세곳의 조직위원장 인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모 지원자는 이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겼다고 낙동강 벨트를 만만하게 봐선 안된다”며 “당협 정비가 지연되면서 이 곳의 보수 조직이 와해 일보 직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보수 정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연거푸 승리했지만 전통적으로 낙동강 벨트는 ‘진보의 텃밭’으로 불린다. 게다가 이 곳에는 ‘노무현 정서’가 강하고, ‘PK 진보의 좌장’으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5월 출소할 예정이어서 국민의힘이 결코 만만하게 여길 지역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 내부에선 “3곳의 당협위원장을 서둘러 인선해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충고가 많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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