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사실상 포기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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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우크라이나 최대 성과”
자포리자 원전은 가동 전면 중단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화력발전소.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화력발전소.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에 동북부 전략적 요충지인 하르키우주에서 사실상 철수한다. 양국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핵 참사 우려가 제기된 자포리자 원전은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 배치된 부대를 재편성하기로 했다”면서 “돈바스 해방이라는 특별 군사 작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네츠크 방면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주 남부에서 빠르게 진격하며 동북부 바라클리아, 쿠피안스크를 점령하고 이지움을 포위하자 도네츠크주 점령지를 위주로 전열을 재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타스 통신은 하르키우주 행정부가 주민에게 러시아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고도 전했다.


비록 철수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이번 러시아의 발표는 사실상 하르키우주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교통 요지인 쿠피안스크를 장악하면서 이지움에 주둔한 1만 명 규모의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게 됐다. AP와 로이터통신은 이번 하르키우 탈환을 들어 키이우 수성에 이어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성과이자 러시아의 가장 큰 패배라고 평가했다.

잇단 승전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이번 겨울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점령에서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키이우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 ‘얄타 유럽전략’ 연례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서방에 더 강력한 무기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쟁 고전에 러시아 내 매파 사이에서는 전쟁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커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탄핵을 요청하는 결의안이 러시아 하원에 제출되는 등 내부 분란마저 커지는 양상이다.

한편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11일 전했다. 에네르고아톰은 “(마지막 원자로)6호기 가동을 중단해 가장 안전한 상태인 냉온 정지 상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자로가 냉각되기 전에 전력 공급이 다시 중단될 경우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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