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표 차’ 주호영 원내대표, 국힘 공당 면모 일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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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압도적 우세 예상과 달리 신승
당 내홍 해결·야당 협업, 정치력 기대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19일 대구·경북(TK) 출신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결과로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1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가운데).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19일 대구·경북(TK) 출신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결과로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1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가운데).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19일 대구·경북(TK) 출신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결과로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총회에서 압도적 우세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42표를 얻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에 불과 19표 많은 61표 획득에 그쳤다. 당내에선 이 때문에 주 원내대표의 신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추대에 대한 반발 심리와 ‘돌고 돌아 또 주호영’이라는 실망감 등 복잡한 당내 역학 관계가 이번 결과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는 신임 주 대표의 어깨가 절대 가볍지 않다는 의미다.


주 대표는 당선 직후 시급한 과제로 “우선 당이 안정돼야 한다. 그다음에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주 대표의 언급처럼 국민의힘은 여전히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법정까지 이른 내부 권력투쟁의 끝이 어떻게 결말날지 아직 안갯속이다. 주 대표가 직면한 가장 도전적인 과제도 이준석 전 대표와의 법정 투쟁을 마무리하는 일이다. 오는 28일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또 인용하면 현 정진석 비대위 체제도 무너진다. 여기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중앙윤리위의 추가 징계에 반발해 유엔 제소까지 거론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당이 또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맞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새 정부의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일도 주 대표의 책임이다. 민생 국회를 주도해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을 올려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압도적 다수인 야당의 파상 공세를 방어하고 설득하면서 각종 개혁 법안과 내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지금 야당과의 관계를 보면 하나도 쉬운 일이 없다. 오히려 야당은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건희 특검법’ 등 대여 공세를 벼르고 있다. 여러 번의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등 이미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주 대표가 자신의 정치 여정 중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지금 국민의힘 안팎의 환경은 어느 것 할 것 없이 살얼음 같은 형국이다. 이 가운데에 주 원내대표가 서게 됐다. 시급함을 다투는 안팎의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주 대표는 우선 국민의힘 면모를 일신해 공당으로서의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국민은 지금까지 국민의힘과 같은 ‘콩가루 여당’을 본 적이 없다고 개탄한다. 국정의 중심인 여당이 연일 저 모양이니, 정부의 개혁 동력 확보도, 국민들의 새 정부 기대감도 바랄 수가 없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주 대표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당의 체질을 바꾸는 기틀은 만들어 놔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가능성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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