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2주 만에 불난 사상구 구립목욕탕…부실 공사 논란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6억 들인 사상구 구립목욕탕
전기 누전 추정 화재 ‘운영 중단’
국과수 정밀 감식 2~3개월 소요
구청 “결과 보고 보수비 등 분담”

사상구청이 약 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학장동 학마을 목욕탕이 영업개시 2주만에 불에 타 당분간 운영이 불가능하게 됐다. 화재가 발생한 학마을목욕탕 모습. 탁경륜 기자 사상구청이 약 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학장동 학마을 목욕탕이 영업개시 2주만에 불에 타 당분간 운영이 불가능하게 됐다. 화재가 발생한 학마을목욕탕 모습. 탁경륜 기자

부산 사상구청이 26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한 구립목욕탕이 영업 개시 2주 만에 불에 타 당분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신축 건물에서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부실 공사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 사상구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달 2차례 학장동 학마을목욕탕 화재 현장을 방문해 감식을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사상구청은 지난달 7일 학마을목욕탕 화재 발생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요청했다.

사상구청은 지난해 구비 등 예산 26억 원을 투입해 학마을목욕탕 건립사업을 진행했다. 인근에 목욕탕이 없어 ‘목욕 원정’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구립목욕탕 사업이었다. 학마을목욕탕은 올 1월 준공됐지만 약 7개월간 운영자를 찾지 못하다 9차례 입찰 공모 끝에 운영자를 선정했다.

학마을목욕탕은 올 8월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영 약 2주 만인 지난달 7일, 목욕탕에서 불이 나 건물 내부가 불에 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은 전기 누전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청소를 하던 직원 1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목욕탕은 운영 중단 상태다. 운영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 찾은 학마을목욕탕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출입금지선이 설치돼 있었고, 건물 내부 창문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목욕탕 입구로 다가가자 탄 냄새가 심하게 풍겼다.

사상구청은 2~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정밀 감식 결과와 별개로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목욕탕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 예비비를 활용해 리모델링 작업을 우선 시행하고 감식 결과에 따라 운영자 측과 비용을 분담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상구는 리모델링에 앞서 안전 설계 등을 위한 용역 작업에 착수했다.

사상구청 측이 목욕탕을 최대한 빨리 보수하기로 했지만 2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신축 건물에서 누전 추정 화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부실공사 논란도 불거진다. 또 사상구청에 3100만 원 상당의 연간 사용료를 납부해야하는 사업자 측은 올해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사상구 측은 구 예비비를 통해 예산을 집행한 뒤 사전에 가입한 화재공제보험을 통해 예산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운영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내부 수리작업을 최대한 빠르게 시행하려 한다”면서 “국과수 결과를 통해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이 명확해지면 보수작업 비용을 분담하고, 운영자를 위해 사용료 감면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