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막말 논란…한총리 '책임질 생각 있냐'에 "전혀 없다"
민주 "남은 것은 '이 XX'뿐… 대형 외교사고"
국힘 "무심코 한말 침소봉대…본질 관계없어"
올해 5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기본적으로 사적인 얘기"라면서도 '총리가 사태의 책임을 질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엔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교육·사회·문화)에서 '미국에 사과하도록 윤 대통령에게 권하겠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질의에 "설사 이런 것들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미국 측에서 그렇게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사과 권유가) 필요하다면 하겠습니다만, 의도나 내용이 진실이라면 그때 좀 생각을 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한 총리는 "(저는 대통령 보좌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욕설 외교 참사의 책임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저것이 사실이라면, 우선은 주위에서 보좌하고 있던 분들이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면, 옆에서 잘 챙겨드렸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경질 요구엔 "경질까지 가야 될 지는 지금은 판단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의원이 '외교 참사 비판을 수용하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수용하지 않는다. 그것이 어떻게 해서 참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미 의회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수행하던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주변 사람들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국회'는 미국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박홍근 원내대표는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고 질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입장문을 내고 "동맹국을 존중하지 못한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긴,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며 외교·안보라인 수장의 교체도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한미 정상 간 세밀한 노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본질과 관계없는 사항으로 모든 외교적 성과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해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자는 혼잣말이라도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혼잣말까지 정치 쟁점화해서 온 세상이 다 알게 만들고 논란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라며 "그렇게 하면서 외교를 걱정하고 국익을 염려하는 척하는 것도 이율배반이고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을 공개한 MBC를 향해 "대통령이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침소봉대한 것"이라며 "한미동맹이라는 대체불가능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당파적 공격에 혈안이 된 MBC의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의원은 "우리당 내에서 대통령을 향해 '쪽팔리다'느니 하면서, 과도한 비난과 폄훼를 쏟아내는 것은 당을 함께 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의에 맞지 않다"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