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음식서 모기약 성분이? 울산 모 파출소 ‘발칵’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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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반찬 등서 살충제 성분 검출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 바닷가에 위치한 조용하던 파출소 한 곳이 살충제가 든 음식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주군 모 파출소에서 한 달여 전 당직을 서던 파출소장 A 씨가 냉장고에서 물병과 반찬 등을 꺼내 먹다가 고약한 약품 냄새에 소스라쳤다고 한다.

당시 그는 2층 직원 휴게실에 비치된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었고, 1층에서는 몇몇 직원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파출소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문제의 물병 등 음식 표본을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그 결과 모기약 같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당시 냉장고 옆에는 흔히 쓰이는 스프레이형 모기약이 놓여 있었다는 전언도 나온다. 유해 성분이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검출되진 않았다고 한다.

파출소는 충격에 휩싸였다. 멀쩡한 음식에 모기약이 들어 있을 리 없을 텐데 아무도 연유를 알지 못했다. 민원을 상대하는 1층과 달리 2층에는 CCTV가 없어 단서를 찾기 어려웠다.

일각에서는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의심까지 한다. 이 파출소는 2층 규모 낡고 좁은 건물인데, 2층에 위치한 직원 휴게실은 외부인이 드나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출소장이 사건 당일 당직을 한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파출소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직원이 살충제가 든 음식을 먹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10여 명 파출소 직원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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