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황산역·황산잔도 관광 개발사업’ 국비 확보 급제동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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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투자심사서 재검토 통보
추경 반영 용역비 2억 자진 삭감
438억 원 자체 조달 쉽지 않아
사업 철회·재도전 갈림길에

최근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황산역·황산잔도 관광 개발사업 예정지. 김태권 기자 최근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황산역·황산잔도 관광 개발사업 예정지. 김태권 기자

경남 양산시가 영남 최대의 역참을 지역 관광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한 ‘황산역·황산잔도 관광 개발사업’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 사업의 국비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정부 투자심사(부산일보 7월 21일 자 11면 보도)에서 제동이 걸려 사업을 포기하거나 대폭 축소한 뒤 재도전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올 5월 의뢰한 ‘황산역·황산잔도 관광 개발사업’에 대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재검토’ 통보를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산시는 행안부 투자심사 통과 후 시행하기 위해 제3차 추경에 반영했던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용역비’ 2억 원을 자진 삭감하는 등 ‘재검토’ 후폭풍을 겪고 있다. 시는 애초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포함한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내년 10월 토지 보상과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설계가 완료되는 2025년부터 공사에 착수해 2027년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황산역·황산잔도 관광 개발사업은 물금읍 물금리 옛 황산역 일대 4만 3800㎡ 부지에 황산 역참 역사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역참 문화학습관, 역참 한옥체험관, 역참 바이크텔 등이 들어선다. 황산역 웰컴센터와 홍보관, 황산역 전통 주막, 황산잔도 재현 길, 전통문화체험마당도 설치된다.


최근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옛 황산역과 황산잔도가 있었던 물금읍 일대. 양산시 제공 최근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옛 황산역과 황산잔도가 있었던 물금읍 일대. 양산시 제공

행안부 투자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전액 지방비를 확보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사업비는 438억 원이다.

시는 재검토 통보 후 관련 회의를 가졌지만, 사업 포기 또는 행안부 투자심사 재의뢰 결정을 두고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사업을 포기하면 올 7월 취임한 나동연 양산시장의 역점사업인 황산공원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재추진하면 사업을 대폭 축소해야 해 영남 최대의 역참을 지역 관광 핵심 거점이자 머물고 가는 관광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에서 개발사례가 전무한 전국 역참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황산공원과 임경대, 가야진사, 원동역, 황산베랑길(낙동강 자전거길) 등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되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했다.


최근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황산역황산잔도 관광개발 사업 예정지. 김태권 기자 최근 정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황산역황산잔도 관광개발 사업 예정지. 김태권 기자

앞서 시는 5월에 완료한 이 사업의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핵심 사업인 역참 바이크텔이 정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김해~밀양~양산 낙동 선셋 체험 벨트 구축안’에 포함돼 있어 최소 조건부 통과를 전망했다. 낙동 선셋 체험 벨트 구축안은 낙동강과 자전거길 중심의 체험 벨트 구축을 위해 밀양 삼랑진과 양산 물금역 일대 선셋 바이크텔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과거 역참의 역할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역참에 사용된 말 대신에 바이크)한 데다 사업 내용에도 정부가 추진 중인 사업이 포함되면서 조건부 통과를 예상했지만, 재검토 결정이 났다”며 “협의를 통해 사업 재추진 또는 포기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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