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빗장 풀린 해외여행·마스크, 성큼 다가온 엔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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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코로나 이전 복귀 움직임 뚜렷
꼼꼼히 준비해서 마지막 고비 잘 넘겨야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마스크를 손목에 건 한 관중이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됐다. 당장 이번 가을 포스트시즌을 비롯해 야외 공연, 대규모 집회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마스크를 손목에 건 한 관중이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됐다. 당장 이번 가을 포스트시즌을 비롯해 야외 공연, 대규모 집회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연합뉴스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여행 제한 규제를 속속 풀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른다. 특히 일본과 대만 등은 무비자 입국을 다시 허용하는 등 코로나 이전으로의 복귀에 속도를 붙이는 모습이다. 국제사회가 잇따라 빗장을 푸는 이런 엔데믹 분위기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확인됐다. 작년과 달리 코로나19 의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채 주로 러시아 침공과 전쟁 중단 촉구 관련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국외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2년 만에 전면 해제됐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데, 국내외를 막론하고 엔데믹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된다.


여행 제한 규제를 푸는 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은 다소 경쟁적으로 보일 정도다. 홍콩은 23일 2년 반 넘게 유지해 오던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규정을 26일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미국 뉴욕에서 외국인 비자 없이 일본에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고, 대만도 29일부터 한국·일본 등 무비자 국가에 대한 입국을 재개한다고 22일 발표했다. 태국도 10월부터 입국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검사 증명서 제출 의무를 없애기로 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4~5월부터 일찌감치 방역 수칙을 폐지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6일부터는 실외 어디서라도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어졌다. 정부는 5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중단하면서 집회와 행사, 공연, 스포츠 관람 등 50인 이상의 대규모 행사의 경우는 예외로 남겨 뒀는데, 이것마저 없앤 것이다. 여러가지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는 그 기세가 확연히 꺾인 것으로 보아 무방하겠다. 최근 나흘 동안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명대로 줄어들어 62만 명대였던 3월은 물론 10만 명대였던 8월과 비교해도 대단히 양호한 상황이다. 최근 한 달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 결과가 97%로 나온 것도 고무적이다. 백신 접종(40%)과 자연 감염(57%)으로 대부분 면역력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고 마스크 빗장이 풀린 건 실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험 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세계보건기구는 22일 “코로나19 사태는 종착점이 보이나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의료 체계가 빈약한 나라들의 백신 접종률이 19%에 그치는 데다 더 치명적인 변이가 발생할 우려도 크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근래 독감 급증세가 심상찮고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이 크게 떨어지는 11월 재유행 가능성이 높아 이른바 ‘트윈데믹’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다. 코로나 사태가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마지막 고비를 잘 넘겨 완전한 일상 회복에 닿으려면 차분하고 꼼꼼한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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