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테슬라 봇
현재 세계 기업가 중 가장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일론 머스크를 빼놓을 수가 없다. 자수성가한 세계 최고의 부호인 일론 머스크는 주특기인 사업 영역에서 일반인의 생각을 뛰어넘는 과감한 시도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전기차인 테슬라의 창업주이면서 민간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해 우주 분야에서 민간의 영역을 선도적으로 넓히고 있다. 물론 툭하면 터져 나오는 구설수와 말 뒤집기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새로운 미개척 분야를 향한 호기심과 열정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일론 머스크가 또 세계의 관심을 끄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인간형 로봇으로, 바로 ‘휴머노이드(humanoid)’다. 오는 30일 개최되는 ‘AI 데이’ 행사에서 전 세계 처음으로 공개될 휴머노이드는 얼굴, 몸, 두 팔과 다리를 갖춘 인간 형태의 로봇으로 현재 ‘테슬라 봇(Tesla Bot)’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 봇의 관전 포인트는 실제 사람과 얼마나 닮은 외모와 움직임을 보여 줄 것인가다. 지금까지 인간형이라고 불렸던 로봇은 꽤 있었다. 인간을 닮은 로봇은 1973년 일본 와세다대학이 개발한 ‘와봇’이 최초로 구현된 휴머노이드로 알려져 있다. 두 팔과 다리, 몸통으로 구성돼 두 다리로 걷고 간단한 대화도 가능했다고 한다.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인간형 로봇 개발에 나서 조금씩 개량된 모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거나 움직이는 데까지는 한계가 뚜렷했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인체처럼 골격과 근육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30일 선보일 테슬라 봇이 지금까지 인간형 로봇의 한계를 얼마나 개선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전문가 사이에선 현재까지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테슬라 봇의 진전을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그렇지만 워낙 기발하고 엉뚱한 면이 있는 일론 머스크의 이력을 생각하면 그가 내놓을 로봇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쨌거나 인간형 로봇의 일상화 흐름은 대세가 됐다. 이미 우리 주변에 다양한 수준의 인간형 로봇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사람을 닮은 로봇 개발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멀지 않은 시기에 친구와 같은 로봇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 로봇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다.
곽명섭 논설위원 kms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