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관공서 내 방송 시스템 설치 ‘전국적 명성’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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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미래, 혁신강소기업] (주)엘앤비기술

교실별 음향 조절·다른 방송 가능
전국 500여 개 학교, 설비 채택
NET 인증 계기 기술 개발 박차
매출 150억, 직원 40명으로 성장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주)엘앤비기술 김종운 대표가 부산 연제구 거제동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방송기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엘앤비기술 김종운 대표가 부산 연제구 거제동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방송기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테크노파크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올바른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부산 지역스타(Pre-챔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을 소개한다. 2019년 부산 지역스타기업으로 선정된 디지털 전관방송 시스템 설계 및 시공 기업 (주)엘앤비기술을 시작으로 총 5곳의 스타기업을 격주로 소개한다. 전국 학교와 관공서 내에 설치하는 방송 시스템 기술을 개발해 온 (주)엘앤비기술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송을 위해 꾸준히 기술 개발에 매진한 부산 혁신강소기업이다.



■수요자 맞춤형 기술 개발

(주)엘앤비기술은 2009년 법인 설립으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전에는 한일미디어라는 이름으로 타사가 만든 음향방송기기나 CCTV 설비를 설치해주는 기업이었다. 현장 경험이 쌓일수록 고객이 불편해하는 점을 알게 됐고, 이는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엘앤비기술 김종운(52) 대표는 “법인을 설립하면서 연구소도 함께 만들었다”면서 “그렇게 2년 6개월 만에 나온 첫 제품이 ‘디지털 매트릭스 앰프를 이용한 다원화 방송 장비’로 초중고 교내 방송에 특화된 음향 장비 시스템이다”고 설명했다.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김 대표는 학교에서 불편해 하는 점을 알게 됐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반별로 음향 조절이 불가능해 똑같은 볼륨으로 방송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엘앤비기술이 개발한 신제품은 교실별로 음향 조절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8개 구역에 각기 다른 방송이 가능하도록 다원화했고, 디지털화했다.

이 방송 시스템은 예비 채널이 2개로, 1개의 채널이 고장이 나도 다른 채널을 활용할 수 있어 방송 끊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화재방송이 필요한 위급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 기술로 특허를 받고 ‘교내전관방송시스템 및 강당 방송시스템’으로 2012년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기술 개발을 통해 부산뿐만 아니라 엘앤비기술의 방송시스템을 설치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늘어났다. 엘앤비기술에 따르면 전국 500여 개 학교에서 이 방송시스템을 채택했다.

■NET 신기술 인증 ‘전환점’

6명 직원으로 출발한 회사는 특허를 취득하고 기술 개발이 완성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회사의 성장 가도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2015년 ‘방송장비용 CAN 통신기반 종단저항 및 통신속도 자동설정 기술’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하는 NET(뉴 엑설런트 테크놀로지) 인증을 받으면서다.

이전에는 주로 485 통신이나 일반 통신을 사용했는데, 이보다 끊김이 없고 빠른 속도로 사고 없이 방송할 수 있는 CAN(Controller Area Network·메시지 기반 네트워크) 통신을 활용했다. 현장에서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간단하게 장비 설치가 가능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CAN 통신은 통신 기술 중 가장 안정화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고 NET까지 지정되면서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2017년 이 기술로 또 한 차례 조달청 우수제품에 지정됐다.

특히, 법인 설립 10년 만인 2019년에는 부산 지역스타(Pre-챔프)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엘앤비기술은 기술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됐다. 현재 엘앤비기술은 매출액 150억 원, 직원 수 40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10년 만에 기술로 인정받았다는 뜻이어서 부산 지역스타기업 선정은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 특허 10건, 해외 특허 8건 등을 받을 정도로 기술 개발에 힘 썼던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베트남 필두 해외 진출 목표

엘앤비기술은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베트남을 필두로 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베트남 현지 파트너와 계약을 맺고 베트남 진출을 할 예정이었지만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된 상황이다.

김 대표는 “2017년부터 현지 시장 조사를 하고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베트남 진출을 준비했고 2019년 본격적인 계약을 앞두고 팬데믹이 터졌다”며 “지금까지 해외 특허를 비롯해 해외 진출을 위해 꾸준히 준비했고 앞으로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국 학교뿐만 아니라 부산고등법원, 전국 시·구·군청 등 관공서에 방송 시스템을 설치한 경험을 내세워 베트남에서도 관공서 중심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엘앤비기술을 지금까지 키워 온 기술 개발에도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테크노파크 혁신기업 R&D 사업을 통해 에너지 절감형 방송 장치 기술을 개발했고 특허 등록을 앞두고 있다. 기존 제품은 특정 교실만 방송해도 앰프가 전부 켜져 불필요한 전력 낭비가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은 모두 현장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었고 이를 통해 좋은 성과를 냈다”며 “기술 개발은 큰 비용과 시간이 드는 일이지만 지금처럼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세상을 혁신하는 기술을 내놓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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