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솟는 대출금리… 연말 ‘8%’ 터치 전망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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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1월 4연속 0.75%P 인상
한국은행도 내달 ‘빅스텝’ 유력
주담·신용대출 금리 고공행진
대출금리 지표 채권금리 치솟아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급등하면서 상단이 7%에 근접했다.

11월 초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고 한국은행도 당장 다음 달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출금리의 지표금리 중 하나인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처럼 예상보다 빠른 미국과 한국의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말께 대출금리가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투자와 경영난 등으로 최근 수년간 대출을 많이 끌어쓴 ‘영끌족’과 자영업자 등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3일 기준 연 4.380∼6.829% 수준이다. 약 두 달 전인 7월 16일(4.210∼6.123%)과 비교해 상단이 0.706%포인트(P), 하단이 0.170%P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일부 은행에서 지난 6월 중순 잠시 7%를 넘어섰다가 채권 금리 진정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축소 노력 등으로 6%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2주 사이 급등해 다시 7%에 다가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200∼6.608%다. 역시 두 달 전(4.100∼6.218%)과 비교해 상단이 0.390%P 높아졌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가 0.580%P 인상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4.903∼6.47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7월 16일(4.308∼6.230%)과 비교해 하단이 0.595%P, 상단이 0.240%P 올랐다.

더구나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과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10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비 스텝(0.25%P 인상)으로만 대응할 경우, 연말께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1.50%P까지 벌어져 자금 유출과 환율·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P)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 된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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