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개인 투자자들 증시 떠난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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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예탁금 50조 7793억 원
2020년 10월 7일 이후 최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매파(금리인상 선호)' 기조를 이어가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매파(금리인상 선호)' 기조를 이어가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금리 인상기에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개인투자자 자금도 대폭 줄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50조 77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적은 규모다. 또 빅히트(현 하이브) 공모주 청약이 시중 자금을 흡수한 직후인 2020년 10월 7일의 47조 7330억 원 이후 최저치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어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코로나19 이후 본격화한 유동성 장세에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자예탁금은 2019년 말 27조 3933억 원에서 2020년 말 65조 5227억 원으로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대체로 60조 원대 이상을 유지했다. 작년 5월 3일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 환불금 효과에 힘입어 77조 9018억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하고 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5월 50조 원대로 줄어든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투자 유인이 줄어든다. 주식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도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코스피는 작년 6월 3300선까지 오른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최근 23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증시에서 주요 수급 주체로 자리 잡으며 상승장을 이끌었던 ‘동학 개미’의 화력도 약해졌다.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조 5116억 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순매수 금액 69조 6618억 원의 34% 수준에 불과하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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