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3% 미만’ 저금리 대출 급감… 이자 부담 ‘눈덩이’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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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잔액 이자 현황’
3% 미만 이자 적용 비중 23.6%
불과 9개월 만에 48.5%P 급락
연말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고


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올 한해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도 빠르고 치솟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는 만큼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이자율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중 연 3% 미만 금리를 적용받은 대출 비중은 23.6%를 차지했다.

금리 연 3% 미만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9월 말까지만 해도 72.1%에 달할 정도로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불과 9개월 만에 그 비중이 48.5%포인트나 급락했다.

연 4% 이상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3.3%에서 올해 6월 말 20.8%로 크게 올랐다. 이는 최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변동금리 위주인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6월 말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연 3% 미만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더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75%로 인상한 이후 올해 8월까지 7차례에 걸쳐 연 2.50%까지 올렸다.

특히 한은은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최소 0.50%포인트(P)에서 0.75%P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이 기간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이 많이 증가한 것도 저금리 대출 비중의 가파른 축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작년 6월 말 346조 3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428조 8000억 원으로 불과 1년 새 82조 5000억 원(24%)이나 증가했다.

진 의원은 “코로나19를 지나며 빚으로 사업을 유지하던 자영업자에게 가파른 금리 상승은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자영업자의 대출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한 긴급 조치였던 만큼 정부의 금융 지원을 두텁게 마련해 이들이 부실에 빠지지 않도록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등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대환 대출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본격 가동한다.

먼저 연 7% 이상의 고금리를 이용 중인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대환 대출 프로그램의 신청·접수가 오는 30일 시작된다.

지원 대상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정상 차주로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이다. 금융권에서 받은 설비·운전 자금 등 사업자 대출이면서 대환 신청 시점에 금리 7% 이상인 경우다.

사업자별 대환 한도는 개인사업자 5000만 원, 법인 소기업 1억 원이다. 한도 내에서 여러 건의 고금리 대출을 대환할 수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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