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조기 개통 청신호…1·9공구 설계·공사 분리 입찰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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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유찰된 1·9공구 사업자 선정
입찰 방식 설계·공사 분리형 변경
거제~경북 김천 서부경남 KTX
연착 우려 딛고 정상 완공 토대

남부내륙철도 ‘통영역’이 들어설 용남면 장문리 일원. 통영시 제공 남부내륙철도 ‘통영역’이 들어설 용남면 장문리 일원. 통영시 제공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조기 개통에 청신호가 켜졌다. ‘턴키(일괄수주)’ 방식의 까다로운 참여 조건 탓에 4회 연속 사업자 선정이 무산된 1·9공구(시·종점)에 대해 설계와 공사를 분리해 입찰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개통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가철도공단은 남부내륙철도 제1공구(경북 김천~상주, 18.229km)와 제9공구(경남 고성~통영~거제, 24.52km) ‘노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고 27일 밝혔다.

1공구는 114억 1800만 원, 9공구는 140억 500만 원 규모다. 용역사는 과업 구간의 구조물 설계와 본선 실측, 기준점·용지 측량 등을 수행한다. 과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8개월이다. 공단은 11월 중 용역사 선정을 완료하고 2024년 6월 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이를 토대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설계 착수된 2공구에 11.8km의 최장 터널이 있어 공사 기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1, 9공구 일정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면서 “실제 착공은 조금 늦어지겠지만, 현재로선 전체적인 개통 일정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구간은 그동안 설계와 시공을 묶어 사업자를 선정하는 턴키로 입찰에 붙였었다. 하지만 5월부터 이달까지 진행된 4번의 입찰이 모두 ‘참여사 미달’로 무효 처리됐다.

본 입찰에 앞서 ‘사업수행능력평가(PQ)’ 신청을 받았는데, 1·9공구 모두 컨소시엄 1곳만 신청서를 냈다. PQ는 유사실적,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격을 부여하는 절차다. 기술형 입찰에 참여하려면 PQ를 통과해야 한다. 최소 2개 이상의 건설사나 컨소시엄이 PQ 신청서를 제출해야 본 입찰을 개시할 수 있다.

통영 역세권 개발 계획도. 통영시 제공 통영 역세권 개발 계획도. 통영시 제공

이를 두고 입찰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정도 규모 공사를 턴키로 수행할 수 있는 대형사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들 대부분은 현재 수익성 높은 수도권 GTX-B 재정 구간 4개 공구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3개 공구에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고성군 고성읍에서 통영시 도산·광도·용남면을 거쳐 거제시 둔덕면과 사등면 거제역사 직전을 잇는 9공구(24.52km)는 해저터널(472m)로 바다를 관통해 공사 난도도 높다.

다급해진 철도공단은 최초 4654억 3500만 원이던 공사예정금액을 2차 입찰부터 5234억 3900만 원으로 증액하며 참여를 유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반면, 앞서 기타 공사로 입찰한 2~8공구는 일찌감치 사업자 선정을 끝내고 6월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했다. 계속된 입찰 무산에 지역에선 조기 개통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부산일보 8월 18일 자 11면 등 보도)가 커졌다. 철도 개통에 맞춰 지자체가 진행 중인 역세권 개발, 시너지 기대 효과 등 각종 로드맵에도 수정이 불가피했다.

부산일보DB 부산일보DB

결국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입찰 방식 변경을 요구했다. 특히 종착역이 들어설 거제가 지역구인 서일준 의원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실무자를 국회로 불러 추진 상황과 계획을 보고 받고 조기 착공을 압박했다.

이에 턴키를 고집하던 국토부와 공단은 4차 입찰 유찰 직후 2개 공구에 대한 기술 심의를 거쳐 설계사와 시공사를 따로 선정하는 ‘기타 공사’ 입찰로 바꿨다. 서 의원은 “유관 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 2027년 준공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부내륙철도는 국토교통부의 ‘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 따라 경부고속철도 김천 구간(경부선 김천역)에서 분기해 거제로 연결되는 여객 전용 단선철도다. 거제시 사등면 종착을 기준으로 총연장 177.89km다. 개통하면 서울과 거제 간 이동 시간은 종전 5시간에서 2시 40분 대로 단축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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