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등굣길 여고생 성범죄 미수범, 전날에도 여중생 강제추행 시도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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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범행 장소 인접 골목서
말 걸며 신체 접촉 시도하자
주짓수 배웠던 피해 여중생
상대 제압 후 도망 ‘위기모면’
연이은 사고에 시민 불안 확산
경찰, 60대 남성 구속영장

부산 동래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동래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동래구에서 등교하던 여고생을 끌고 가 강제추행 하려다 검거된 60대 남성(부산일보 9월 23일 자 10면 보도)이 전날에도 여학생을 상대로 성추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등굣길 여중생 B 양에게 강제추행을 시도한 혐의로 60대 남성 A 씨가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이튿날인 21일 오전 여고생 C 양을 끌고 가 강제추행을 하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B 양에게 성추행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붙잡히지 않았고, 다음 날 다른 여학생에게 똑같은 범행을 저지르다 검거된 것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일 오전 8시께 동래구의 한 골목에서 등교하던 B 양을 강제추행하려한 혐의(강간미수 등)를 받는다. 당시 B 양은 골목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는데, A 씨가 B 양에게 말을 걸며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B 양이 A 씨를 피해 막다른 골목으로 도망가던 중 A 씨가 B 양의 어깨를 잡자, 주짓수를 배웠던 B 양은 업어치기로 A 씨를 제압했다. B 양은 A 씨의 어깨를 손으로 눌러 길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A 씨가 힘이 빠진 틈을 이용해 도망쳤다. B 양은 이 사실을 학교에 알렸고, 학교는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하루 뒤인 21일에도 A 씨는 유사한 수법으로 등굣길 여학생에게 또 접근했다. 21일 오전 8시께 A 씨는 동래구의 한 골목에서 등교하던 여고생 C 양을 끌고 가 강제추행 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당시 도망치던 C 양을 쫓아가던 A 씨가 넘어지면서, C 양은 무사히 달아날 수 있었으며 등교 직후 바로 피해 사실을 학교에 알렸다.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장소 주변 CCTV 화면을 분석해 도주한 A 씨를 1시간여 만에 긴급체포했다.

A 씨가 C 양에게 접근한 장소는 전날 B 양이 범행을 당했던 장소와 인접한 곳으로, 두 범행 장소는 모두 학교 인근의 좁은 골목길이었다. 피해 학생인 B 양과 C 양 모두 A 씨와는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의 일상인 등굣길에서 이 같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피해자 측도 가장 보호받아야 할 등굣길에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통상 등굣길은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이라 범죄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인식되지만, 좁은 골목길처럼 외진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B 양 측은 “매일 다니는 등굣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우연히 대처가 잘 이루어졌지만 사회 시스템이나 어른들의 도움이 아니라 개인의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막아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정확한 내용을 말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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