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사이버폭력 피해 ‘역대 최대’…2019년 비해 6배 가까이 늘었다
푸른나무재단 6004명 실태조사
카톡·페북 등 SNS 대부분 차지
배달서비스 등 플랫폼서도 발생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사이버폭력 예방 캠페인 ‘사이버정글 속 방관의 탈을 벗어라’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푸른나무재단 제공
지난해 전국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폭력 중 특히 사이버폭력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나무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2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7.0%로 전년보다 0.3% 증가했다. 특히 피해유형 중 사이버폭력은 31.6%로 1년 전 조사인 2020년(16.3%)에 비해 2배, 2019년(5.3%)에 비해 6배 가까이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매체는 카카오톡(27.2%), 페이스북(16.6%), 인스타그램(9.3%), 틱톡(7.9%) 등 SNS가 대부분이었고, 피해유형은 사이버 언어폭력·따돌림·명예훼손 등이었다. 푸른나무재단 이종익 사무총장은 “최근 들어 사이버폭력 양상이 다양해졌는데, 조사 사례를 보면 익명 SNS 앱, 랜덤채팅, 배달서비스, 공유형 교통수단, 중고거래 등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대다수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 비율. 푸른나무재단 제공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 초·중·고교생 600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1995년 설립된 푸른나무재단은 2001년부터 매년 전국 단위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의 고통 정도를 묻는 질문에 피해학생의 절반 이상인 53.6%가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26.8%는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학생 5명 중 1명(20.7%)은 학교폭력 문제해결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불만족 이유는 ‘처벌은 만족하나 사과와 반성이 느껴지지 않아서’(26.0%)가 1순위였다.
피해학생 중 19.2%는 학교폭력을 당해도 도움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유는 ‘요청해도 잘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29.8%)가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엔 피해학생(17.2%), 가해학생(16.7%), 목격학생(18.4%) 모두 ‘주변 어른들(선생님·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편 지난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교폭력 피해 경험자인 김하나(가명) 학생은 “학교폭력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학생들의 방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른들의 방관이다. 모두가 학교폭력을 묵인하지 않도록 공론화하고, 제도적인 변화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극복 과정을 소개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