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정상부 생태교란 식물 6종 서식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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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그린트러스트 생태 조사
돼지풀·양미역취·애기수영 등
각종 시설물 설치로 유입 추정

황령산 정상부에서 관찰된 생태교란 종인 애기수영(위)과 도깨비가지(아래).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황령산 정상부에서 관찰된 생태교란 종인 애기수영(위)과 도깨비가지(아래).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부산 황령산 정상의 봉수대 주변으로 환경부 지정 생태교란 식물 6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황령산 정상부 생태 조사 결과 황령산 정상부 약 3만㎡에 걸쳐 양미역취, 돼지풀,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미국쑥부쟁이, 환삼덩굴 등 모두 6종의 생태교란 식물이 침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환경부가 고시한 전체 교란 식물은 총 15종으로, 지정 교란 식물의 절반 가까운 종이 서식할 정도로 황령산 정상부의 생태교란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게 부산그린트러스트의 설명이다. 생태 교란종이 퍼지면 자생식물이 도태하면서 결국 종 다양성의 상실로 이어진다.


실제 황령산 정상부의 식물상의 뚜렷한 변화도 관찰되고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 전의 경우 9~10월 정상부에선 소국 등의 국화과 식물을 비롯하여 마타리, 뚜깔, 쓴풀, 용담, 모싯대, 미역취 등이 흔했다. 하지만 올 조사에서는 이들 식물은 크게 줄었고 대신 교란 종이 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 교란 종은 돼지풀로서 정상부를 비롯하여 순환도로를 따라 전방위적으로 세력을 확산 중이다. 이어 미국쑥부쟁이가 높은 비율로 관찰됐는데, 미국쑥부쟁이가 한번 자란 곳에서는 다른 식물이 다시 자라기가 어렵다. 양미역취의 경우 낙동강 일대, 부산시민공원 등 부산 전역으로 확산 중인데 이번 조사에서 황령산 정산부까지 침투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황령산 정상부 생태계에 인간에 의한 다양한 간섭이 이뤄지고 각종 시설물 설치하면 교란 종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식생 보호를 명분으로 설치했던 편의시설이 황령산 정상부 생태계 교란을 가속화 시킨 것이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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