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쏟아내는 캐릭터로 다시 돌아온 배우 라미란 인터뷰
배우 라미란이 영화 ‘정직한 후보2’로 관객을 만난다. NEW 제공
“전 실제로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거짓말도 못하고요.”
배우 라미란은 영화 ‘정직한 후보2’에서 연기한 주상숙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정직한 후보’(2020)에 이어 다시 한번 불편한 진실을 쏟아내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전작보다 더 유쾌하고 코믹해진 모습이 눈에 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라미란은 “평상시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며 “연기 톤을 최대한 끌어올려 촬영한 작품”이라고 했다.
스크린 속 라미란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하던 상숙이 진실만을 말하게 될 때 짓는 표정이나 하는 행동부터 그렇다. 여기에 라미란 특유의 익살스러운 말투가 더해지면 코믹한 요소는 배가 된다. 라미란은 “원래는 그렇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해야죠. 입금은 됐고. 밥값은 해야 하니까요. 촬영 현장에 가면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주상숙에게 저를 맡겨요. 그러다가 촬영이 끝나면 계속 누워있거나 잠을 자면서 에너지를 보충하죠.”
배우 라미란이 영화 ‘정직한 후보2’에서 다시 한번 거짓말 못하는 캐릭터를 맡아 유쾌한 연기를 선보인다. NEW 제공
전편에서 3선 국회의원이던 주상숙은 이번 편에서 강원도지사가 됐다. 처음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던 상숙은 권력의 맛을 본 뒤 연임만을 생각하며 폭주한다. 강릉 앞바다에 껍질이 다 벗겨진 물고기가 둥둥 떠다녀도 “선거 앞두고 시끄러운 일 만들지 말자”고 무심한 모습을 보이지만, 벼락을 맞은 뒤 또다시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며 초심을 되찾는다. 라미란은 “정치인들의 여러 면모가 섞여 있는 인물”이라며 “특정 정치인이 생각난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 어느 누구를 데려다 붙여봐도 이해될 거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그러시는데 주상숙에서 저보다 감독님을 엿볼 수 있다고 했어요. 일단 저는 욕심이 없고 권력에 관심이 없어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 가는 일도 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아유 정말이에요.”
영화 ‘정직한 후보2’ 스틸 컷. NEW 제공
사실 라미란은 코미디 영화 외에도 액션, 드라마,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참여해 왔다. 그는 “제가 했던 작품 중 코미디 장르가 흥행해서 그 모습을 많이 보신 것이지, 사실 다른 장르도 계속 참여하고 있다”며 “11월 개봉하는 ‘고속도로 가족’이라는 영화에도 참여했다. 이 영화에는 웃음이 없다”고 했다.
라미란은 오는 10월 또 다른 코미디 영화인 ‘컴백홈’ 개봉도 앞두고 있다. 그는 “후배 배우들이 저를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반짝 떠서 끝나는 배우가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자는 본인이 계속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