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6’ 전기차 특유 모터음·뛰어난 주행… “포르쉐보다 빠르네”
현대차 ‘아이오닉 6’ 타보니
현대자동차의 첫 순수전기 세단 ‘아이오닉 6’가 뛰어난 주행성능과 합리적 가격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오닉 6 주행모습과 실내.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첫 세단형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6’가 포르쉐 고성능 스포츠세단 ‘파나메라’를 능가하는 뛰어난 주행성능에 합리적 가격으로 사전계약 첫 날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미 ‘아이오닉 5’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의 차’를 휩쓴 상황에서 후속작도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가 지난 20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마련한 시승회에서 아이오닉 6를 직접 타봤다. 이미 부산모터쇼에서 실물을 봤지만 시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승은 경기 하남 스타필드 부근에서 경기도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11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유선형 디자인에 둥근 루프 눈길
창문 개폐 버튼, 콘솔박스에 위치
실내공간은 그랜저보다 더 길어
배터리·제로백 등 ‘고성능카 수준’
아이오닉 6 실내. 현대차 제공
시승 차량은 아이오닉 6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20인치 AWD 풀옵션 모델이다.
외관은 유선형 디자인에 루프가 폭스바겐 ‘비틀’처럼 둥글게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전장은 4855mm로 준대형 세단 ‘그랜저’(4990mm)보다 짧지만 아이오닉 5(4635mm)보다 길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80mm, 1495mm로 그랜저의 1875mm, 1470mm보다 살짝 넓고 높다. 실내공간을 가늠케하는 휠베이스(앞뒤바퀴 축간 거리)는 2950mm로 그랜저(2885mm)보다 길지만 아이오닉 5(3000mm)보다 짧다. 실제 뒷좌석에 앉아보면 무릎과 앞좌석 시트와의 거리가 한뼘 반이 넘을 정도로 넓다.
다만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을 대각선으로 넣어야 겨우 1~2개 들어갈 정도로 좁았다. 차라리 2열 공간을 좀 줄이고 트렁크 공간을 넓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창문개폐 버튼이 도어가 아닌 콘솔박스에 위치해 있고, 아이오닉 5에 장착됐던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연결된 내부 모니터가 대시보드와 일체형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기존 아이오닉 5는 모니터가 앞좌석 도어에 부착돼 운전 중엔 시각적으로 다소 불편했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또한 브릿지 타입의 센터콘솔을 통해 차안에서 노트북, 태블릭 작업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시동을 켜고 가속 페달을 밟자 아이오닉 6는 전기차 특유의 모터음을 낸다. 이 차에는 전기차 가상 주행 사운드를 낼 수 있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이 적용돼 있다.
제원표를 보면 고성능카 수준이다. 배터리용량 77.4kWh에 최고출력 239kW(320마력), 최대토크 605Nm(61.7kg.m)의 성능을 갖췄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도 5.1초에 불과했다. 이는 포르쉐의 ‘파나메라4’(5.3초)보다 빠르다. 실제 서울~양양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릴 때는 스포츠카 못지 않다. 이어진 청평 호반의 와인딩 코스에선 회생제동장치(감속 시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를 레벨2와 레벨3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뗐다를 반복했는데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곡선구간에선 가속페달을 놓으면 자연스럽게 감속이 이뤄졌고, 사륜구동이어서 쏠림도 거의 없었다.
이 차의 복합전비는 kWh당 4.8km이지만 일부 고속구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회생제동장치를 사용해 시승 반환점(65.5km)에서 kWh당 5.8km가 찍혔다. 이어 하남 출발지까지 약 50km를 더 달린 뒤 나온 전비는 kWh당 6.0km가 넘었다. 잔여 배터리 용량도 출발 때는 92%였지만 시승을 마친 뒤 67%로 여유가 있었다. 배터리 용량 25%로 115km 주행을 한 셈인데, 100%용량이라면 460km도 주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이 차의 1회 충전거리 420km를 넘어서는 수치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고도 남는다. 시승 중간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기능도 작동해봤는데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판매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스탠다드 모델 익스클루시브 5200만 원이고, 롱레인지 프레스티지는 6135만 원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