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산자원관리 트렌드 맞게 정확한 어획량 모니터링 필수”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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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과학원 ‘수산자원관리 토론회’
전문가들 TAC 등 관리 필요성 공감
과학적인 수자원 조사 시스템 요구
신뢰성 확보 못하면 수출에 차질
비현실적 금어기 제도 조정 건의도

국립수산과학원은 과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한 수산자원관리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센트럴 호텔에서 ‘수산자원관리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국립수산과학원은 과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한 수산자원관리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센트럴 호텔에서 ‘수산자원관리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나 지속가능한 어업 등 세계적인 수산자원관리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선 어획량의 정확한 모니터링이 필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CPTPP에 가입하게 될 경우, 신뢰성과 투명성 있는 어획량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수산자원의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6일 오후 2시 해운대센트럴 호텔에서 ‘수산자원관리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수산자원관리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시민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0여 명이 모였다.


먼저 기후변화와 남획 등의 이유로 수산 자원량이 대체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수산자원을 TAC(총허용어획량) 등으로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궤를 같이했다. 김은희 시민환경연구소 박사는 “수산자원은 어민의 것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인식이 세계적인 추세다”며 “이에 대해 먼저 어민들이 깊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CPTPP 가입 등에 대비해 수산자원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국제사회에 증명할 수 없으면 수출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도훈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CPTPP에 가입하면 자원관리가 무역의 쟁점사항이 된다”면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인접국의 비난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아직 정확한 어획량을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레저 낚시나 사적으로 사고파는 경우는 모니터링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도훈 교수는 “국제사회에 자원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투명성 있고 과학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인접국과의 신뢰 등을 위해 인접국과의 소통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정삼 KMI 박사는 “과학적인 접근을 위해선 투명성이 중요하다”며 “중국어선들의 경우 한중어업협정에 의해서 어획 보고를 하기로 돼 있는데, 보고 안 된 나머지 어획은 불법이다. 이런 자료 등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를 위해선 국립수산과학원과 대학, 연구소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적 연구와 조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어기·금지체장 제도가 어업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르면 수산자원의 번식과 보호를 위해 알배기 어미와 어린물고기의 포획·채취가 금지되는 기간을 두거나, 크기(무게)인 금지체장(체중)을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복수어업 어종인 상황이라 모든 금어기와 금지체장을 따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장에 따라 산란시기가 다름에도 일괄적으로 제도가 적용되는 탓에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백근욱 경상대 교수는 “어종마다, 지역마다 산란기가 세부적으로 다르다. 하나로 묶어서 금어기 등을 설정해버려서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며 “수산과학원에서 해역별·연도별로 산란 생태를 명확하게 해서 그에 대한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자원관리에 있어서 어민들의 희생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도훈 교수는 “일본의 경우 국내외 수산 어업 환경의 변화로 어업인들의 피해가 발생하면 기금 등으로 통해 이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부분도 우리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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