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동원령’ 어수선한 러시아 학교서 총기 난사 34명 사상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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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상징 옷 입은 30대 범행
네오 파시스트와 연관성 조사

26일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에 마련된 ‘이젭스크 학교 총격 사건’ 추모 공간에 꽃과 인형이 놓여 있다. 타스연합뉴스 26일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에 마련된 ‘이젭스크 학교 총격 사건’ 추모 공간에 꽃과 인형이 놓여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한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학생 등 13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우드무르티야 공화국 주도 이젭스크 88번 학교에서 아르툠 카잔체브(34)가 총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 7명과 교사·경비원 6명 등 모두 13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카잔체브는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당국은 카잔체브가 네오 파시스트·나치 단체 등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카잔체브의 상의에서는 붉은색 나치 상징이 새겨진 문양도 발견됐다. 카잔체브는 이 학교 졸업생으로, 범행에 사용할 권총 2자루와 다량의 탄환 등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4년에 설립된 88번 학교에서는 평소 1~11학년 학생 982명이 교육을 받았다. 수사위원회는 이날 “수사관들이 범인의 집을 수색하고 있으며 그의 성격과 사상, 주변 환경 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범인이 네오 파시스트 그룹에 속하는 인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들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지난 21일 러시아가 발령한 군 동원령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강제 군 동원에 저항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으며, 징집 센터 50여 채가 불에 타기도 했다. 이날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 우스트-일림스크에서도 한 남성이 군사동원센터 안으로 들어가 직원들에게 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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