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암 사망률 1위 부산 ‘오명 탈출’ 의지 있나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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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거의 매년 전국 최다
알츠하이머병 사망률도 가장 높아
심뇌혈관질환은 경남 이어 2위
높은 사망률 원인 규명 ‘안갯속’
‘건강 최악’ 벗기 특단 노력 필요

사진은 부산대병원 응급실 모습. 부산일보DB 사진은 부산대병원 응급실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의 암 사망률과 알츠하이머질환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경남에 이어 2위였다. 부산이 주요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2위에 이르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계속된 문제인 만큼 지역 차원의 체계적인 원인 분석과 과감한 의료 정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산시민의 기대수명은 다른 시·도보다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 사망자 수는 31만 7680명으로 전년 대비 4.2% 늘어났다. 이는 통계청이 사망원인을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많다. 하루 평균 870명이 사망했다.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으며 사망자 26.0%가 암으로 사망했다. 이어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고의적자해(자살) 등의 순이었다.


특히 문제는 이번에도 부산이 암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등의 사망률이 모두 높은 비율을 보여 암 전체로는 사망률 1위였다. 암의 경우 부산은 10만 명당 사망자가 92.3명으로, 서울(78.0명)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으며 심장질환 사망자도 37.6명으로 전국 평균(27.1명)보다 매우 높다.

이 통계는 인구구조를 동일하게 놓고 비교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이기 때문에 고령화에 따른 영향을 제외한 것이다. 부산은 2000년 이후 통계에서 가끔 2위를 기록할 뿐 대부분 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이 밖에도 부산은 알츠하이머병 사망률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당뇨병·심장질환·뇌혈관질환 사망률은 2위에 이르렀다. 또 울산과 경남도 이들 주요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부산의 낮은 수준의 건강 지표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된다. 오염 정도가 타 시·도보다 높은 대기와 낙동강 식수 등 환경적 요인도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높은 질병 사망률과 관련해 명쾌한 의료적 이유는 분석되지 않아 환경적 요인, 도시 기질적 원인, 적절한 치료 지체 등이 작용했을 것라고 추정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질병 사망 사례 중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피할 수 있는 죽음’도 많다는 측면에서 의료 돌봄 부족이나 공공의료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도시 평균적 건강 지수도 낮지만, 고령층과 저소득층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건강이 방치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건강 최악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산시는 그동안 마을건강센터 등의 의료 돌봄 체계 강화, 선박 대기 오염 물질 관리 강화 등 유해 환경 개선 등의 사업을 벌여 왔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의 일부 성과에도 아직 건강 지표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범 사업 수준의 노력을 도시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지역 공공의료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부산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김창훈 교수는 “지역별 건강 조사가 시작될 때부터 부산의 건강 지표는 최하위권이었다”며 “건강한 도시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모범적인 부분도 있지만 다른 시·도와 비슷한 수준의 노력으로는 건강 최악 도시 오명을 쉽게 벗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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