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맛집의 나눔] “아동들이 사랑받는 환경 속에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부산 맛집의 나눔] 풍년곱창 3대 나눔 실천
창업자 차정자 씨 비롯해
아들 내외 강성중 조혜옥 부부
손자 강민재 군 아동결연 후원
풍년곱창 창업자 차정자(가운데) 씨와 아들 내외 강성중(왼쪽) 조혜옥(오른쪽) 부부.
“나눔을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아동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전국적으로 곱창구이와 전골 맛집으로 유명한 부산 남구 우암로 풍년곱창은 창업자인 어머니와 아들 내외, 손자 등 3대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나눔 맛집이다. 창업자 차정자(가운데) 씨와 아들 내외 강성중(왼쪽) 조혜옥(오른쪽) 부부, 손자 강민재 군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월 30만 원씩 아동 결연후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18년 아들 강 씨를 시작으로 2020년 차 씨, 2022년 손자 민재 군 이름으로 각 1명씩, 총 3명의 아이를 결연후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후원금액은 930만 원에 이른다. 이들 가족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외에 부산적십자와 세이브칠드런, 인근 감만종합사회복지관 등을 통해 국내외 아동 등을 위해 후원하고 있다.
풍년곱창 3대가 나눔을 실천하게 계기에 대해 강성중 조혜옥 부부는 “결정적 계기는 사실 소중한 저희의 아이인 것 같다”며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조 씨는 “2008년 결혼 후 유산 끝에 시험관 아기로 저의 목숨만큼 귀한 아이를 낳고 보니 아동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저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후원 단체들을 찾던 중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알게 돼 남편과 의논 후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집사람이 힘든 와중에도 남을 도우려고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져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부터 ‘나눔 현판’을 받았다. 이를 본 차 씨가 2020년부터 동참했고, 올해 강 군도 참여했다.
이들 부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상담하던 중 시설아동과 1 대 1 결연후원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 이름으로 참여했다”며 “어릴 때부터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 세상 보는 눈을 키우고, 더불어 사는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부모님 아래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사랑받는 환경 속에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이들은 “TV에 후원캠페인 광고를 볼 때 ‘우리 가족도 여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또 후원을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기 위해 목록을 작정하면서 ‘어느새 이렇게 후원 목록이 늘었구나’라는 느낌이 들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줄고, 최근 식자재 등이 급등해 더 돕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 씨 가족은 1992년 경북 포항에서 부산으로 이사 왔다. 차 씨는 남구 문현동곱창골목에서 며칠간 배운 후 작은 가게를 열었다. 특히 부추와 무를 넣고 밥을 볶는 메뉴 등을 개발하면서 ‘맛있고 푸짐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2000년 초반에 맛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에서 부산에 오면 꼭 찾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아들 강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곱창 다듬는 일을 도왔다. 자동차정비회사 등에서 다닐 때도 퇴근 후 오후 7~8시 손님이 몰릴 때 일을 도왔고, 출장 때는 연애 중이었던 조 씨가 달려왔다. 2007년 어머니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을 보고, 강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식당 일에 매달렸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장사가 정상화되면 어려운 아이들을 더 많이 도와주고 싶다”며 “나눔이라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며, 한번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소 나눔에 관심 있는 분은 나눔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부산일보사·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