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립 90주년 맞아 사회적 책임 다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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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부전교회 담임목사

어르신 안부 묻는 우유배달 사업 시작
전쟁 난민·산불 이재민 돕기 성금도
‘교회 밖 시민 섬기는 방법’ 적극 모색

부전교회 박성규 담임목사. 이재찬 기자 chan@ 부전교회 박성규 담임목사. 이재찬 기자 chan@

“교회는 만물을 충만하게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교회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그 목적이 아닙니다. 교회 설립 90주년을 맞아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부전교회 박성규 담임목사는 올해 설립 90주년을 맞아 교회 밖 시민을 어떻게 섬기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어떻게 확대해야 할지 고민했다.

가장 먼저 실천에 옮긴 사업은 올 4월부터 동래구 독거노인 1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이었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은 서울 옥수중앙교회 호용한 목사가 처음 시도한 사업이다. 박 목사는 2020년 <기독신문>에 난 내용을 보고 이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올해 초 부전교회 14명의 장로들에게 제안을 해 동의를 얻었다.

“동래구청으로부터 기독교 신자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 대상을 추천받았고 전문배달원도 확보했습니다. 구청 복지직원과 같이 가서 집 위치를 파악하고 어르신들께 편지도 드리고 사업 취지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한 우유회사와 연계해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동래구에 한정해서 시작했지만,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박 목사는 성도들의 헌금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돕기 성금 1500만 원을 부전교회가 속한 장로교 합동교단 선교회를 통해 전달했다. 또 동해안 산불 피해 이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 1100만 원을 현지 교회를 통해 전달했다.

부전교회는 2016년 12월 현재 위치인 동래구 사직동으로 옮겼다. 건축적으로도 유명한 부전교회에는 체육관, 아트홀 등 다채로운 공간이 많다. 박 목사는 이 공간들을 지역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시민과 함께 가는 교회’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체육관은 동래구지역 중·고등학교에 저렴한 비용으로 대관해 주거나 700석 규모의 닿음아트홀은 인근 중·고생들의 학예회와 입학식, 졸업식 등을 위한 장소로도 사용된다. 예식장이나 어린이도서관도 신도, 비신도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교회 안 갤러리도 지역 화가들의 전시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 목사는 “교회는 게토(유대인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을 섬기는 공동체여야 한다”며 “세상으로 돌아가서 진리뿐 아니라 사랑과 돌봄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러한 신학적 신념을 갖게 된 것은 1994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석사 논문 주제를 네덜란드 신학자 헨드릭 크레머의 <평신도 신학>으로 잡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부터다. 석사 논문의 핵심 주제는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하고, 섬김의 종으로 세상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목사는 올해 부전교회 설립 90주년 기념행사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지난 23~24일 고려오페라단을 초청해 창작 오페라 ‘손양원’을 선보였고, 3월 25일 감사음악회도 성대하게 열었다.

박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 부전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으며 2010년 <시사저널>로부터 한국 교회 차세대 리더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된 바 있다.


부전교회 박성규 담임목사. 이재찬 기자 chan@ 부전교회 박성규 담임목사. 이재찬 기자 chan@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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