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 초량살림숲,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이전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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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주민 72.6%가 이전 찬성
구청, 연말까지 작품 옮길 계획

올해 2월 19일 초량살림숲 이전을 촉구해 온 주민 모임인 '초량천을 가꾸는 사람들'이 부산 동구 초량천 '초량살림숲' 조형물 앞에서 조형물 이전·철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일보 DB 올해 2월 19일 초량살림숲 이전을 촉구해 온 주민 모임인 '초량천을 가꾸는 사람들'이 부산 동구 초량천 '초량살림숲' 조형물 앞에서 조형물 이전·철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일보 DB

‘흉물 논란’으로 이전 요구가 이어져 온 부산 동구 초량천의 공공조형물이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겨진다. 작품이 이전되고 남은 부지는 주민 여가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부산 동구청은 초량천에 설치된 공공조형물 ‘초량살림숲’을 사하구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초량살림숲은 시민이 기증한 3000여 개의 살림살이 도구와 폐자재를 쌓아 올린 6m짜리 거대 조형물로 설치 미술가 최정화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해 5월 동구청이 추진한 초량천 예술정원 사업의 일환으로 이 작품을 포함해 미디어 아트 등 총 13점이 5억 원을 들여 설치됐다. 하지만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흉물 논란’이 일어 주민들 사이에서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주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동구청은 초량천시민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각계각층의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구민 1120명을 대상으로 초량살림숲 이전 찬반과 이전 후 활용방안을 묻는 주민여론조사도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 초량살림숲 이전에 대하여 찬성한다는 의견이 72.6%로 집계되는 등 이전을 바라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동구청은 이전을 요구하는 여론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한 최 작가와 부산현대미술관 측과 협의를 진행했고 최근 이전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동구청은 부지 소유자인 부산시의 심의와 승인 절차를 거친 뒤 올 연말까지 작품을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초량살림숲을 이전하고 빈 자리는 주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주민들 쉼터, 버스킹 공연장, 플리마켓 장터 등 주민과 관광객들이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세계적 설치미술가인 최 작가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초량살림숲’은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겨지게 될 것”이라며 “초량에 대한 기억을 주제로 한 작품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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