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지지부진’…부산 북구 명칭 변경, 또 해 넘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18년 추진 4년째 지지부진
2차 공모 통해 300여 개 접수
연말까지 10개 후보군 결정
구민 의견 등 후속 절차 산적

지난해 8월 부산 북구가 실시한 북구 명칭 공모전 안내 포스터. 부산 북구청 제공 지난해 8월 부산 북구가 실시한 북구 명칭 공모전 안내 포스터. 부산 북구청 제공

부산 북구청이 4년째 추진 중인 구 명칭 변경 사업이 두 차례 공모 절차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북구청은 구 명칭 변경 사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후보군 압축, 여론조사 등 거쳐야 할 절차가 아직 많이 남은 상태다.

부산 북구청은 구 명칭 변경을 위한 2차 공모를 마감하고 후보군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지난해 8월 1차 명칭 공모를 실시한 북구청은 올 2월부터 5월까지 2차 공모를 실시했다. 2차례 명칭 공모를 통해 모두 360여 개의 의견이 접수됐다. 북구청은 중복 접수를 제외한 300여 개의 명칭 중 올해 말까지 10개의 후보군을 결정한 뒤 내년 초 구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북구청이 아직 후보군 10개를 선정하는 방식도 확정하지 못하면서 구민 의견 수렴 일정은 더욱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북구청 측은 제안된 명칭 300여 개 중 내부 검토를 통해 10개를 선정할지,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선정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주민들의 여론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을지 검토하느라 시간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면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뒤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우편 조사도 실시해 구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부터 명칭 변경을 추진해 온 북구청이 4년째 후보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구 명칭 변경이 꼭 필요하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까지 북구가 구 명칭 변경과 관련해 사용한 예산은 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구 화명동 주민 이 모(55) 씨는 “방위로 구 명칭을 결정했다고 해서 멀쩡히 잘 쓰고 있는 구 명칭을 무조건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명칭 변경에 들어가는 예산을 꼭 필요한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1978년부터 북구라는 명칭을 사용해왔지만 북구가 부산의 가장 북쪽에 있지 않고, 지역 특성화를 위해 획일적인 방위식 구 명칭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명칭 변경을 추진해왔다. 2019년에는 주민대표, 전문가들로 구성된 ‘북구 명칭 변경 추진협의회’를 발족하고 구 명칭을 변경한 바 있는 인천 미추홀구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북구청은 가람구, 감동구, 구포구, 금백구, 낙동구를 후보로 선정하고 같은 해 9월 1000명을 대상으로 1차 주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낙동구’와 ‘가람구’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북구청은 북구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우편 주민 선호도 조사를 앞두고 주민 여론 수렴 과정이 미흡했다는 구의회의 지적에 따라 2차 공모를 진행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