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염원 담아… 부산시민 2030명 흥겨운 달밤 걷기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30월드엑스포부산나이트워크
가족·친구·외국인 등 2030여 명
1일 오후 8시 30분 광남초등 모여
광안리해수욕장 왕복 10㎞ 걷기
1등 60대 부부 “엑스포 꼭 필요”
수영구청장 “시민들 열정 뜨거워”

지난 1일 밤 부산 수영구 남천동 광남초등학교에서 ‘2030월드엑스포부산나이트워크 #수영’ 참가자들이 출발에 앞서 몸풀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지난 1일 밤 부산 수영구 남천동 광남초등학교에서 ‘2030월드엑스포부산나이트워크 #수영’ 참가자들이 출발에 앞서 몸풀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0월 첫날 부산시민 2030명이 오후 8시 30분(20시 30분)부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를 걸으며 초가을 밤 바다를 즐긴 ‘2030월드엑스포부산나이트워크 #수영’이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1일 오후 7시 30분께 ‘2030월드엑스포부산나이트워크 #수영’ 걷기 코스의 출발점인 수영구 남천동 광남초등학교에는 참가자 2030여 명이 엑스포 유치 기원 티셔츠를 입고 운동장을 빼곡하게 메웠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주제인 ‘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은 입구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인증샷’을 남겼다.

성별과 나이는 물론 국적을 불문하고 모인 참가자들은 운동화 끈을 고쳐 매거나, 댄스팀이 선보이는 복고댄스를 열심히 따라 추며 걷기 준비에 나섰다. 이날 코스는 총 10km 길이로 광남초등에서 출발해 민락수변공원에 도착한 뒤 다시 광남초등으로 회귀하는 경로였다.



몸풀기 음악으로 가수 빅뱅의 ‘붉은 노을’이 흘러나오자 러시아 국적 이리나(28) 씨와 카자흐스탄 국적 나탈리나(38) 씨는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이리나 씨는 “10km를 걸어보는 건 처음이라 이건 도전에 가깝다”며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왔다”고 밝혔다.

유모차까지 끌고 나선 삼형제 가족 등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부모님, 동생들과 함께 왔다는 이상훈(11) 군은 “사람들이 광안리해수욕장을 달리는 모습을 보고 같이 달려보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나이트워크 행사를 알게 돼 같이 가자고 부모님을 졸랐다”며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 군의 아버지 이준희(42) 씨는 “4살 막내는 유모차에 태워 가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올해 나이트워크는 2030년 엑스포를 부산에서 유치하도록 응원하는 데 의미를 뒀다. 참가자들은 카운트다운 끝에 ‘2030년’을 상징하는 오후 8시 30분이 되자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선을 넘었다.

출발한 지 약 1시간 30분이 흐른 오후 10시께 한 중년 부부가 가장 처음으로 광남초등에 도착했다. 북구에서 왔다는 정훈길(61) 씨와 이미영(60) 씨 부부는 평소 마라톤 연습 덕에 이번 10km 걷기는 수월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씨는 “오늘은 살살 걸었는데도 1등으로 도착해 기분이 좋다”며 “점점 낙후되는 부산에는 부산엑스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씨도 “우리는 인천 출신인데, 인천에서도 부산엑스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거들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결승선을 통과한 어린 학생들은 코스를 완주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승선을 뛰어 들어온 고강민(13) 군은 “거리 공연을 보느라 끝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왔다”며 “부산엑스포는 부산의 문화를 알리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돼 꼭 유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에게는 기념 티셔츠, 리유저블컵, 생수 등이 주어졌다. 코스를 완주한 이들은 광안리해수욕장 유명 카페와 칵테일 바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음료 쿠폰을 받았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지자체가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시민들의 열의도 높아지는 과정에 이 행사가 열려 엑스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며 “오늘 이 출발선을 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2030명 시민들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향한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