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놀이 사라진 ‘자갈치축제’ 왜?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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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6일 3년 만에 축제 재개
개막식 전 풍물공연·퍼레이드
참여율·홍보 효과 낮아 생략
예산 삭감에 고물가도 한 요인

2019년 10월 10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제28회 부산자갈치축제’ 개막을 알리는 거리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부산일보DB 2019년 10월 10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제28회 부산자갈치축제’ 개막을 알리는 거리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물 축제 부산자갈치축제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매년 축제의 개막을 알린 길놀이는 상인들의 반대와 예산 문제로 올해는 생략된다.

2일 (사)부산자갈치문화관광축제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나흘 동안 중구 자갈치시장 일원에서 제29회 부산자갈치축제가 진행된다. 축제에는 시비와 구비, 상인회 자부담 등 3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3년 만에 개최되는 축제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길놀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길놀이는 매년 축제 개막일, 개막식에 앞서 풍물패와 상인들이 중구 일대를 행진하며 축제 개최를 알리는 퍼레이드 행사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흥을 돋우며 축제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 길놀이가 열리지 않는 직접적인 이유는 상인들의 참여 의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길놀이에 참여하는 상인들은 4시간 가까이 가게를 비워야 한다. 하지만 영업 공백에 비해 축제 홍보 등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상인회 내부에서 높았다. 특히 젊은 상인들을 중심으로 비효율적인 행진보다 유튜브 등 새로운 방식의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예산상의 이유도 크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단된 사이 축제 예산이 1700만 원 삭감됐다. 한정된 예산 속에 물가는 크게 오르면서 길놀이에 드는 비용에 대한 체감 부담이 높아졌다.

중구청 문화관광과 최호은 관광진흥계장은 “긴 구간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통 혼잡이 유발되고 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았던 점 등도 고려됐다”며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어 올해 성과에 따라 내년에 다시 예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산 문제로 당초 2900인분으로 예정됐던 회비빔밥 시식회 규모도 2030인분 규모로 축소됐다. 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취소도 검토했지만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에서 규모를 줄여 유지하기로 했다.

제29회 부산자갈치축제에는 자갈치시장상인회 등 인근 5개 상인회가 참여해 부스 80여 곳을 열고 수산물 등 먹거리를 판매한다. 황금물고기 잡기, 가요제 등 행사도 이어진다. (사)부산자갈치문화관광축제위원회 김종진 이사장은 “한정된 예산으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부산은 물론 국내를 대표하는 수산물 축제의 명성을 되살리고 젊은 세대들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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