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 오는 ‘사법리스크’에 ‘공격 본능’ 되찾는 이재명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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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지 않았나” 대통령 직격
비속어 논란 이후 공세 전환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이다 본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대표 당선 이후에도 민감한 정치 현안에 말을 아끼며 이른바 ‘로우키’ 행보를 유지했는데, 최근 윤석열 정부에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이후 여야 대립이 격해지면서 거대 야당 대표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하는 것으로 비친다. 현안과 마냥 거리를 두기에는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내심이 임계치에 다다랐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또다시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공세 전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전남도청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나. 욕하지 않았나. 적절하지 않은 말 하지 않았나”라며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말을 쉽게 하는가”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의 이런 변화에 발맞춰 민주당도 야당으로서 실력 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4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것이 일종의 ‘예고편’인 셈이다. 이 대표는 여러 차례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기류가 감지되자 국민의힘은 ‘사법리스크’를 고리로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공소장에 공모자로 적시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이 대표 사퇴까지 촉구하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공소장에)‘공모’를 적시했다는 것은 의혹의 중심에 사실상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뇌물 참사’의 몸통 이재명 대표는 부정부패 비리 의혹에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오는 4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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