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개방·단체 헌혈… 민선 8기 구의회 ‘이색 행보’ 눈길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동래구 본회의장 상시 무료 개방
국회·지방의회 사상 첫 시도
부산진구 의원 단체 헌혈 참여
북구는 해양쓰레기 정화 활동
구의원 앞다퉈 주민 소통 ‘호평’

지난달 2일 구민들에게 무료 개방된 동래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동래구 새마을부녀회 월례회가 진행됐다. 동래구의회 제공 지난달 2일 구민들에게 무료 개방된 동래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동래구 새마을부녀회 월례회가 진행됐다. 동래구의회 제공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본회의장에서 모임을 하니까 '장소가 날개' 같다. 본회의장에 왔을 뿐인데 회의 발언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지난달 14일, 부산 동래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동래구 수민동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의에 참석한 주민자치위원회 조경화 위원은 본회의장 ‘입성’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동래구의회는 지난달부터 본회의장을 주민 모임 장소로 구민들에게 무료 개방했다. 국회나 지방의회를 통틀어 본회의장을 주민에게 상시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선 8기 구의회가 본격 활동에 앞서 주민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이색 행보를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민들과 구의회 간 거리를 좁히고 접점을 늘려 주민들이 정치를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2일 동래구의회에 따르면 동래구의회는 지난달 2일부터 의회 본회의장을 구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국회나 지방의회가 견학이나 참관을 목적으로 본회의장을 일회성으로 개방한 경우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본회의장을 개방하는 사례는 동래구의회가 전국 최초다. 시민들의 구의회 활동 체감도를 높이고 일상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동래구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 동래구지부, 새마을지도자 동래구협의회 등 지난달 동래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주민 모임을 하겠다고 신청한 단체만 해도 10여 곳이다. 본회의장에서 회의를 진행한 바르게살기운동 동래구협의회 백관임 위원은 “기존 회의실에서 회의하는 것보다 이렇게 의회에서 진행하니 색다르고 분위기도 더 엄숙해 좋았다”고 말했다.

정명규 동래구의회 의장은 “본회의장 개방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항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라며 “동래구 단체·주민 모임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더욱 강화하겠다. 앞으로도 구민과 일상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진구의회는 단체 헌혈로 눈길을 끌었다. 올 7월 개원 직후 부산진구의회 의원 18명 전원은 직접 헌혈에 참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헌혈에 대한 시민 관심을 끌어올린다는 취지였다. 부산진구의회의 단체 헌혈이 진행된 헌혈의 집 서면센터 측은 “혈액 수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산진구의회에서 단체 헌혈에 참여해 줘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부산진구의회의 단체 헌혈을 계기로 시민들도 함께 헌혈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구의회는 해양쓰레기 정화로 이색활동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북구의회는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해양폐기물 콘퍼런스’에 맞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2022 국제 연안 정화활동’에 동참했다. 북구의회 정기수 의장은 “이번 행사 참여를 계기로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동참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잇따른 구의회의 이색활동은 주민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라는 평가다. 부산 기초의회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구의회 활동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있어 구·군의회마다 주민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활동을 고심하는 분위기”라며 “주민들의 정치 효능감을 높이려면 기초의회가 주민 소통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