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최악 축구장 참사 최소 174명 사망(종합)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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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홈팬 난동 경찰 진압 과정 압사

2일 인도네시아 칸주루한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1부 리그 경기에서 아르마 FC가 패하자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2일 인도네시아 칸주루한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1부 리그 경기에서 아르마 FC가 패하자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팬들의 난동으로 최소 174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참사는 전날 오후 인도네시아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축구장에서 열린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간 경기에서 벌어졌다. 홈팀인 아르마 FC가 3 대 2로 지자 흥분한 서포터스 약 3000명이 경기장에 난입한 것이다. 23년 만에 홈팀이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패한 것을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이에 경찰은 선수와 팬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최루탄을 쐈고 놀란 인파가 출구 쪽으로 몰려들면서 압사 사고가 잇따랐다. 이 사고로 경찰 2명을 포함해 174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서장은 현장에서 34명이 숨지고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금도 10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핀타 서장은 “‘싱고 에단’이라는 팀 서포터스 일부가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협해 최루탄을 쏘게 됐다”면서 “이를 피하려는 인파가 10번과 12번 출구로 몰려 뒤엉켰고, 사람들이 깔리면서 사고가 벌어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위얀토 위조요 지역 보건소장은 “일부 부상자는 병원이 아닌 집으로 옮겨져 정확한 피해자 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에는 수용 인원(3만 8000명)을 크게 웃도는 관중이 입장했다. 모두 4만 2000장의 입장권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축구협회는 일주일간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도 안전 확보가 이뤄질 때까지 무관중 경기를 검토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망자 규모가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 간 도쿄올림픽 예선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판정에 흥분한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했고, 이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뒤엉키며 328명이 사망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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