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크루즈 중심지 마이애미
미국 플로리다주 남동부의 세계적인 관광·휴양지 마이애미가 부산의 27번째 자매도시가 된다. 내년 1월 마이애미의 프란시스 수아레즈 시장이 부산에서 자매결연 협약을 맺기로 해서다. 지난주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차 마이애미를 방문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수아레즈 시장과 두 도시 간 교류에 합의했다.
부산은 같은 항만도시인 마이애미에 발달한 크루즈산업을 유심히 살펴보고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일이다. 유람선을 이용한 여행업인 크루즈산업은 21세기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꼽힌다. 마이애미는 흔한 무역항에서 세계 크루즈산업의 메카로 성장했다. 옛 항만을 재개발해 조성한 16개의 크루즈 선석이 밑바탕이 됐다. 지금도 초대형 호화 크루즈선 여러 척이 접안할 수 있는 신규 터미널 건설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인근 지역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져 독특한 디자인의 호텔 등 다양한 관광시설을 갖춘 상업지대가 형성됐다.
마이애미는 크루즈 부두와 풍부한 관광 인프라, 해안 경관을 연계함으로써 크루즈 관광객만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몰리는 세계 굴지의 관광도시가 될 수 있었다. 전 세계의 크루즈선들이 앞다퉈 마이애미항을 찾는다. 이곳은 특히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이 밀집해 수많은 크루즈선이 인근 카리브해와 대서양, 세계 유명 관광지로 출발하는 모항(母港) 역할을 한다.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크루즈 국제회의와 박람회도 열린다. 세계 크루즈산업의 최고 중심지인 게다.
부산항의 경우 크루즈산업에 치명타를 안긴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동북아 크루즈 허브’를 지향하며 108항차의 크루즈선과 19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부산은 크루즈선 관광객들이 며칠째 머물며 많은 돈을 뿌리지 않고 몇 시간 잠시 들르는 기항지에 그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부산은 국내 유일의 국제관광도시다. 자매결연을 계기로 마이애미 크루즈 업계와 협조 체계를 구축한다면 체류형 크루즈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테다. 부산이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잠재성이 높은 아시아 크루즈 시장을 선점하는 거점항이 될 수 있도록 크루즈 선사 설립과 유치, 방역 매뉴얼 확립, 관광·의료업과의 결합 등 준비에 나설 때다. 유념할 것은 마이애미가 도심과 가까운 두 곳의 국제공항을 통해 한 해 수백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불러들인다는 사실이다. 24시간 운영과 중장거리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가덕신공항이 빨리 들어서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강병균 논설위원 kb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