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다음 달 학력개발원 개관… 기초학력 향상 위한 첫발 내디뎌 뿌듯”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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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공약 ‘학력 신장’ 성과 가시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시행
평가 넘어선 ‘보정’까지 강화 계획
인성교육 콘텐츠 망라 플랫폼 준비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최근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최근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올 7월 1일 민선 5대 임기를 시작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11일 열리는 100일 기자회견에 앞서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하 교육감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성과, 앞으로 중점 추진할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하 교육감은 “짧은 기간 부산교육의 현황을 파악하고 급한 현안을 챙기면서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며 “하루 24시간을 다 써도 모자랄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후보 시절부터 줄곧 1호 공약으로 ‘학력 신장’을 강조해온 그는 지난 100일 동안 가장 큰 성과와 보람으로 가시권에 들어온 ‘부산학력개발원 신설’을 꼽았다. 부산진구 부산미래교육원 건물 1~3층에 들어서는 부산학력개발원은 다음 달 14일 개관할 예정이다. 학력개발원은 학력신장과 평가, 진로·진학 분야 등을 아우르는 종합센터 역할을 맡게 된다. 하 교육감은 “곧 부산학력개발원이 문을 열어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며 “현장의 살아 있는 교육 경험이 반영될 수 있도록 외부인이 아닌, 중등교육 분야에서 훌륭한 분을 원장으로 모시려 한다”고 말했다.

학력 신장과 관련해 부산지역은 이달부터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본격 시행되고 있다. 하 교육감은 평가에 그치지 않고 학생별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보정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교육청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기존 ‘학력다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기초학력 이상의 학생들을 위한 ‘학력올림 프로그램’ 등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하 교육감은 “지역대학 사범대 재학생들이 참여해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가르쳐주는 ‘학습 튜터’도 적극 운영할 계획”이라며 “신설될 부산학력개발원을 중심으로 교육활동 전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 교육감은 학력 못지않게 인성 교육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2호 공약이라 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위해 흩어져 있는 관련 사업을 모으고 구체화해 부산만의 인성교육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며 “모든 학교생활교육 사업의 기조를 인성교육에 두고 문화예술과 독서교육, 청소년 단체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올바른 성품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산지역 여러 교육기관에서 운영 중인 인성교육 관련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총망라한 종합플랫폼을 개발해, 교육가족 누구나 간편하게 이용하게끔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되는 예체능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시범학교를 지정해 0~1교시에 음악·미술·체육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 시절 부산은 전국 최고 수준의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갖췄다”며 “이를 활용해 내년부터 초등학교 1~4학년은 디지털 기초소양 교육,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에게는 코딩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교육을 부산이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 교육감은 취임 이후 ‘소통’을 강조하며 ‘열린 교육감실’을 운영하는 등 교육가족과의 만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매달 2차례씩 ‘교육감과 만난데이(DAY)’를 진행하면서, 최근 서부산권 학부모들이 노후 교육시설 개선을 요청하자 직접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사안이 있을 경우 항상 보고를 먼저 받은 뒤 시민들을 만나는데, 문서에 적힌 내용과 직접 소통하며 듣는 내용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장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 교육감은 지난달 초 학교신문 발간을 위한 혜화여고 학생들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했다. 그는 “학생들이 예의를 갖추면서도 자유분방하게, 학폭 문제 등 민감한 내용을 비롯해 예상치 못한 질문을 너무 많이 던져 당황스러웠다”면서도 “교육감으로서 학생들과 직접 얘기를 나눌 기회가 흔치 않다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는데, 뜻깊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최근 들어 어린이 통학안전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행정을 보여왔다. <부산일보>의 ‘어린이 통학버스 불안하다’ 시리즈 기사를 통해 통학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자 하 교육감 주도로 통학버스 후방경고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도록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의 관련 규칙 개정 요구를 이끌어냈다.

하 교육감은 고등교육(대학) 재정 확충 등 전국적인 교육 사안에 대해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고등교육 분야의 재정 지원 확대가 중요한 문제지만, 별도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확보해 지원해야 한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처럼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재정을 고등교육으로 전환하게 되면 향후 경기침체 시 고등교육을 포함한 교육재정 전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감축 문제에 대해선 “교육부가 (교사)정원 배정을 학생 수 기준으로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부산교육청도 학생 감소 추세에 맞춰 교원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학교 증·개축 등을 통해 과밀학급을 해소해나가는 등 교원 감축에 따른 교육결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하 교육감은 “더 이상 부산에서 인재가 떠나지 않고, 살기 좋은 부산에 인재가 머물 수 있도록 임기 동안 부산을 제2의 수도에 걸맞은 교육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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