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단색화 대표 김태호 작가 4일 별세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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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홍익대 미대 교수 역임
‘내재율’ 시리즈로 장인정신 선보여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서 개인전

포스트단색화의 대표 김태호 작가가 4일 별세했다. 사진은 고인의 생전 모습. 김태호 조형연구소 제공 포스트단색화의 대표 김태호 작가가 4일 별세했다. 사진은 고인의 생전 모습. 김태호 조형연구소 제공

부산 출신의 유명 추상화가 김태호 작가가 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단색화로 잘 알려진 추상화가 김태호 전 홍익대 미대 교수가 별세했다. 미술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초 부산을 찾았다가 쓰러져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달가량 투병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이후 교육대학원에 진학했고 1987년부터 2016년까지 홍익대 미대 회화과 교수를 역임했다. 퇴임 후에는 경기도 파주에서 김태호 조형연구소를 운영해 왔다.

고인은 초기작 스프레이 형상 시리즈와 과도기 종이 시리즈를 거쳐, 1990년대 이후 ‘내재율’ 시리즈를 선보이며 포스트 단색화의 대표작가로 활약했다. ‘내재율’은 물감층을 스무 번 넘게 쌓은 뒤 이를 다시 깎아내는 방식으로 작업한 작품으로, ‘장인정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인의 작업은 일본,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 당시의 김태호 작가 모습. 부산일보DB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 당시의 김태호 작가 모습. 부산일보DB

고인은 국전에 여러 차례 입상했다. 2003년 제2회 부일미술대상(부산일보사 주최)을 받았고, 2020년에는 하종현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고인의 30년 예술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개인전 ‘김태호-공간구조를 조작하다’가 열렸다. 당시 개관식에 참여한 고인은 “잠시도 머무른 적이 없었습니다. 늘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지금도 캔버스 앞에 앉으면 치열해집니다”라며 치열한 작가정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고인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초대전을 가진데 이어 현재 서울 표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미술계에서는 갑작스러운 고인의 작고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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