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이젠 연기를 즐기는 나이… 송강호·전도연과 작품 하고 싶어”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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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량차오웨이

18년 만에 부산 와 남포동 추억
“사람 많이 몰려 신발 벗겨져”
특별전 영화 6편 직접 선정
‘샹치’로 할리우드 진출 성공적
나이 지긋한 역할 바람 밝혀
팬들에 감사… 재방문 약속

6일 오전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조위. 안지현 인턴기자 6일 오전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조위. 안지현 인턴기자

검은 재킷을 입은 그의 눈은 여전히 깊었다. 입가에 두 손을 모은 채 미소를 띠는 여유도 보였다. 오랜만에 부산을 찾은 홍콩 배우는 “이제 연기를 즐길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량차오웨이(양조위)가 6일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18년 만에 BIFF를 찾은 그는 5일 개막식에서 큰 환호를 받으며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받았다.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어떤 배우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에 출연했다”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즐비하며 이만한 깊이와 폭을 갖춘 배우는 양조위가 유일하다”고 그를 소개했다.


■부산에서 ‘화양연화’

양조위는 올해 네 번째 찾는다는 부산을 열정이 가득한 도시로 기억했다. 그는 “(전날) 오랜만에 레드카펫에 올라 많이 긴장했는데 부산 팬들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며 “옛날에는 (남포동의) 좁은 길을 지나다 많은 사람이 몰려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고 웃었다.

양조위는 “부산이라는 도시가 예전보다 현대적으로 변했다”며 “호텔에서 내려다본 해변에 보행로가 생겼는데 무엇보다 개막식이 성대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BIFF에서 선보이는 ‘양조위의 화양연화’에 대해 설명했다. 직접 선정한 ‘동성서취’, ‘암화’,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무간도’, ‘2046’ 등 영화 6편을 상영하는 특별전이다. 양조위는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려고 여러 장르를 골라봤다”며 “제가 좋아하는 유진위, 왕가위 감독 작품을 등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왕가위 감독 작품이 많아 ‘중경삼림’은 제외했다”며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촬영한 영화 ‘배정성시’는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옛 작품들) 리마스터링 버전은 아직 못 봤는데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단계를 향해

양조위는 연기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참고서적을 읽거나 비슷한 사람을 모방하며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다”며 “여전히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아쉽게도 악역 대본은 많이 안 들어왔다”며 “개인적으로는 연쇄살인마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양조위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할리우드에도 진출했다. 그는 “미국 진출이라기보단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관객에게 연기를 보여드린 좋은 경험이었다”며 “인연만 나타나면 한국, 일본, 대만 등 어디서든 작품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 역할을 하게 돼 반가웠다는 그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연기 인생 중 20년이 배우는 시간이었다면 후반부 20년은 배운 것을 발휘한 단계였다”며 “이제 그 단계를 넘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연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역뿐 아니라 ‘나이가 지긋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작품도 좋아”

60대가 된 양조위는 연출이나 제작보다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배우 생활을 여전히 즐기고 있고 할 역할이 많다”며 “최소 몇 년 더 연기를 할 생각이며 연출이나 제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덕화 배우와 영화 촬영을 하는 등 작품 활동을 많이 했고, 크리스마스부터 지금까지 휴식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작품에 도전하고픈 의향도 밝혔다. 양조위는 “언어 문제가 가장 크지만 해결할 수 있다면 한국 작품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송강호, 전도연 배우를 매우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두 분과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영화 ‘코다’를 봤는데 말을 못 하는 역할이 있었다”며 “그런 역할이 있다면 나도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한국에 더 자주 찾겠다고 약속했다. 양조위는 “이번에 부산에 오기 전까지는 젊은 팬층이 있는지 몰랐다”며 “BIFF 특별전 영화를 선정할 때도 젊은 층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작품을 찾아보고 저를 알게 되거나 최근 작품을 보다가 옛 작품을 찾게 됐다는 팬도 있었다”며 “팬데믹 등으로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좀 더 자주 찾아와 팬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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