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홍보대사 맡은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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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부산에 대한 의리 지켜
은퇴 후에도 다방면 활약 기대

8일 롯데자이언츠 간판 타자 이대호 선수 은퇴식이 열린 사직야구장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대호 선수에게 부산시 대표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했다.부산시 제공 8일 롯데자이언츠 간판 타자 이대호 선수 은퇴식이 열린 사직야구장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대호 선수에게 부산시 대표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했다.부산시 제공

한국 프로야구에서 맹위를 떨친 이대호가 8일 은퇴식을 가졌다. 롯데 구단은 그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해 ‘이대호’라는 이름을 기억토록 했다. 은퇴식에서 이대호는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며 자신의 야구인생 점수를 50점으로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KBO 리그에서 무려 17시즌을 뛰며 그가 남긴 성적은 눈부실 만큼 화려하다. 이대호는 교타자이면서 장타자였다. 통산 타율 3할 대에 그동안 친 홈런이 370개가 넘는다. 롯데만이 아니라 한국프로야구에서 앞으로 타자로서 이대호를 능가할 선수는 대단히 희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의 은퇴가 아쉬우면서도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롯데구단 역사에서 이대호의 위치는 고(故) 최동원에 버금간다. 그만큼 이대호는 롯데의 자존심이자 부산 시민들의 자부심의 원천이었다. 2012~2016년 5년간의 해외 리그 생활을 빼면 이대호는 선수 생활 거의 전부를 KBO 리그에서, 그것도 롯데에서만 보냈다. 롯데와 부산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킨 것이다. 이 때문에 간혹 슬럼프에 빠져 부진했을 때 그를 욕하던 팬들도 내심으로는 이대호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롯데가 이대호의 은퇴와 관련해 그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정한다고 했을 때 아무런 이견이나 잡음이 없었다고 한다. 이대호에 대한 부산 시민의 애정의 정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아쉬운 건 롯데구단 자체다. 롯데는 2018 시즌부터 5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팬들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올 시즌 롯데의 성적만 봐도 참담하다. 올해 7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0-23으로 패한 것은 그 참담함의 절정이었다. KBO 리그 역사상 최다 점수 차, 그것도 완봉패의 불명예 신기록을 세웠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서울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롯데구단의 반성을 촉구하는 팬들의 트럭 시위가 벌어졌을까. 이대호는 이번 은퇴식에서 강한 롯데를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롯데 구단과 롯데그룹은 그 의미를 곱씹어야 할 것이다.

팬을 비롯한 부산 시민들은 이대호가 은퇴 후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그는 은퇴식에서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 보고 싶다는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수한 선수가 반드시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선수 시절 워낙 대단한 성적을 기록한 이대호이기에 지도자로서 재능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와는 별도로 이대호는 최근 부산시 대표 홍보대사로 위촉받았다. BTS, 조수미 등 특정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존 홍보대사들과는 달리 이대호는 분야 구분 없이 부산 전반을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조선의 4번 타자’라는 그의 타이틀에 썩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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