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일가족 참변, 가스중독이 원인인가…현장 합동감식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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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들 몸에서 일산화탄소 검출

전북 무주군 '일산화가스 중독 추정' 사고현장에서 10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무주군 '일산화가스 중독 추정' 사고현장에서 10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가족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전북 무주군 단독주택 가스중독 추정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1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사망자가 발견된 장소와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보일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CO)에 중독돼 집 안에 있던 5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당시 보일러 연통에서는 까맣게 그을린 자국이 확인됐고, 숨진 이들의 몸에서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소방당국과 초기 사고 조사를 마치고 오늘 국과수와 감식을 하고 있다”며 “연통 막힘이나 균열, 보일러 고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지난 9일 오후 4시 54분께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80대 할머니 A 씨와 40대 작은딸, 60대 큰사위, 40대 작은사위, 30대 큰손녀딸 등 5명이 숨졌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50대 첫째 딸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대원은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 씨 아들의 신고로 출동해 이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집 안에는 가스가 가득했으며 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있었다.

경찰은 시신에서 근육이 굳는 사후강직이 나타난 점으로 미뤄 지난 8일 밤∼9일 오전에 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사고 전날인 지난 8일 A 씨 생일을 기념해서 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일은 다음 주였으나 사흘간의 연휴를 맞아 미리 시골집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주택은 8∼9년 전쯤 지어져 그리 낡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내부에 있는 보일러도 이 무렵에 설치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보일러 교체 시기는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10년가량인 점에 비춰볼 때 노후보다는 연통 이탈이나 파손에 따른 사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경찰은 감식과 함께 주변 탐문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 사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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