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역사 또 쓴 김주형 “아직 갈 길이 멀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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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 우승
PGA 첫 승 두 달 만에 2승 고지
‘신예 스타’로 입지 확실히 굳혀
“우상 우즈와 비교는 영광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 감격

김주형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치고 있다. 만 20세 3개월 만에 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보다 빨리 PGA 2승 고지에 올랐다. AP연합뉴스 김주형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치고 있다. 만 20세 3개월 만에 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보다 빨리 PGA 2승 고지에 올랐다. AP연합뉴스

스무 살 김주형이 또 한번 일을 냈다. 자신의 우상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보다 더 빨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면서, 세계 골프계의 ‘신예 스타’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김주형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끝난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약 114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두 달 만에 거둔 두 번째 우승이다.


이번 대회는 김주형이 지난달 시작한 2022-2023시즌 처음 출전한 대회다. 두 달 전 우승한 윈덤 챔피언십은 2021-2022시즌 마지막 대회였다. 당시 김주형은 PGA 임시 회원 신분으로 우승했지만, 이번엔 투어 카드를 따낸 뒤에 달성한 첫 우승이다. 이번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한 김주형은 페덱스컵 랭킹 3위로 올라서며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20세 3개월의 나이에 두 번째 우승한 김주형은 1996년 20세 9개월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우즈보다 이른 나이에 2승 고지를 밟았다. PGA투어에서 21세가 되기 전 두 번 우승한 선수는 우즈 이후 26년 만에 김주형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즈와 비교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김주형은 “굉장하다. 우상인 우즈와 비교되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영광이고,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며 감격했다. 이어 그는 “아직 나는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 약점도 많고 고쳐야 할 게 많다”면서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등에 비하면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김주형은 보기를 한 번도 적어내지 않고 우승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PGA 투어에서 ‘노보기 우승’은 김주형 이전엔 단 두 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1974년 리 트레비노(미국), 2019년 J T 포스턴(미국)이 노보기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날 김주형은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맞붙은 챔피언조 대결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펼쳐 신예 같지 않은 배짱을 보였다.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주형은 4번(파4), 8번(파3), 9번 홀(파5)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캔틀레이가 11번(파4), 12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주형이 13번(파5), 14번 홀(파3) 버디로 다시 달아났지만, 캔틀레이는 15번 홀(파4)과 투온이 가능한 16번 홀(파5)에서 버디 2개를 더해 박빙의 접전을 이어갔다.

연장전이 예상되던 둘의 대결은 18번 홀에서 결정났다. 캔틀레이가 친 티샷이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나 돌과 덤불, 나무가 우거진 수풀로 떨어졌고, 캔틀레이는 3타를 잃고서야 마무리했다. 반면 김주형은 두 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려 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캔틀레이는 2언더파 69타를 적어내 매슈 니스미스(미국)와 함께 공동 2위(21언더파 263타)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김성현(24)은 20언더파 264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임성재(24)는 7위(19언더파 265타), 김시우는 공동 8위(18언더파 266타)에 자리했다. PGA 투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포함해 4명이나 톱10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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